美 뒤집어놓은 ‘경찰 흑인몰매’ 동영상

임정환 기자 2023. 1. 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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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상세한 영상이 2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 역시 모두 흑인이었으며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며칠 뒤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영상을 보면, 오후 8시 30분쯤 해가 져 깜깜한 가운데 난폭 운전으로 정지 지시를 받아 길가에 멈춰선 니컬스의 세단 자동차로 경찰관들이 달려갔다.

현장에서 니컬스에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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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구타에 29세 흑인 숨져
미 전역 걸쳐 규탄 시위 조짐
바이든 대통령도“깊은 고통”성명
흑인 타이어 니컬스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경찰관들. BBC 홈페이지 캡처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상세한 영상이 27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 역시 모두 흑인이었으며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며칠 뒤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체포 과정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규탄 시위가 들끓을 조짐까지 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은 지난 7일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당시 상황이 담긴 약 67분 분량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오후 8시 30분쯤 해가 져 깜깜한 가운데 난폭 운전으로 정지 지시를 받아 길가에 멈춰선 니컬스의 세단 자동차로 경찰관들이 달려갔다. 한 경관이 운전석 문을 열고는 니컬스의 멱살을 잡고 그를 끌어내자, 니컬스는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경찰관들은 “바닥에 엎드려”라고 수차례 소리치고, 니컬스는 “알았다”라고 답했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니컬스와 몸싸움이 벌어지자 경찰관 2명이 “손을 내밀라”고 요구하며 제압하려다 그를 에워싸고 동시에 주먹과 발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어 옆에 서 있던 다른 경찰관이 통증과 눈물을 유발하는 ‘페퍼 스프레이’를 꺼내 얼굴에 뿌리자 이를 맞은 니컬스는 “엄마”라고 외치며 울부짖었다. 한 경찰관은 “너한테 몽둥이질을 해주겠다”고 말하고는 진압봉을 꺼내 들어 위협을 가했고, 축 늘어진 니컬스가 붙들어 일으켜지자 다른 경찰관은 얼굴에 폭행을 이어갔다.

현장에서 니컬스에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니컬스는 체포된 후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흘 뒤인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었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해고됐으며,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니컬스 유족의 변호사인 안토니오 로마누치는 이날 “이 젊은이는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며 “한 명, 두 명도 아닌 5명의 경찰관이 합심해 니컬스에게 해를 가했고, 자유와 헌법적 가치를 억압했고, 이는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규탄했다.

한편 이날 멤피스와 워싱턴DC, 보스턴 등 도시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행진을 벌였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사건이 2020년 5월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불러올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당시 플로이드는 경찰에 제압당할 당시 “숨을 쉴 수 없다”며 살려달라고 반복적으로 말했고,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을 외치는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앞서 니컬스의 모친, 계부와 통화하고 고인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니컬스의 어머니 로번 웰스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그들은 아들을 가혹하게 구타했다”며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는 수박만큼 부어올랐으며, 목은 부러져 있었고, 코는 ‘S’자로 휘었다. 살아남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웰스는 ABC 방송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거리를 파괴하는 것은 원치 않으며, 내 아들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와 타이어를 위해 함께한다면, 평화적으로 시위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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