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막걸리로 러브샷했던 권력 2인자...돌연 낙마한 까닭은 [신짜오 베트남]
그런데 최근 베트남에 불어닥친 ‘부정부패 척결’ 피바람 속에 친한파 베트남 주석이 날아가면서 베트남 권력이 한쪽으로 집중되는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절대 권력을 틀어쥔 중국과 비슷해지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17일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은 사임의 뜻을 밝혔습니다. 푹 주석이 자리를 내놓을 것이란 소문은 지난 13일 이후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3일 베트남 정치국회의가 열렸는데 이날 주석이 탄핵될 예정이라는 소문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푹 주석이 사임이란 절차를 거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공개됐지만 사실상의 이유는 부인의 부정부패라고 합니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강도높게 부정부패 척결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드라이브를 건건 베트남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입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반부패 중앙 운영위원회에서 부패 범죄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후 이달 초에는 외교 등을 담당하는 팜빈민 부총리와 교육 등을 맡은 부득담 부총리가 동시에 경질되기도 했습니다. 판빈민 부총리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울면서 공식석상을 뛰쳐나갔다는 얘기가 돌 정도입니다.
베트남의 국가서열은 1위 공산당 서기장, 2위 주석, 3위 총리 등으로 이어집니다. 이번에 물러난 푹 주석은 2016년 총리직에 올라 2020년 4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베트남의 살아있는 권력이었습니다. 총리 재직 시절 한국 기업인과의 스킨십에 나서면서 ‘친한파’라는 별명이 붙었고 특히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는 막역한 사이를 과시하며 한국 매스컴에도 자주 노출됐던 인물입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에 물러난 푹 주석이 언젠가 1인자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 1위인 응유옌푸쫑 서기장도 서열 2위 주석을 거쳐 지금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서열 1위 서기장의 강도 높은 사정 칼날아래 2인자를 비롯한 고위급 관료들이 줄줄이 밀려나고 있습니다. 빈자리는 공안 출신, 국방 출신 관료가 속속 메우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사정 국면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에 불안한 그림자가 비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중국, 일본과 더불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가중 하나입니다. 밀려난 푹 주석은 확실히 한국과 친했습니다. 그가 내치를 담당하는 총리시절 많은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푹 주석은 밀려났고, 이제 권력은 1위인 쫑 서기장에 집중되는 분위기입니다. 쫑 서기장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간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을 골자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원래 1인자 서기장은 10년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특례조항을 들어 최대 임기 10년을 넘어 2011년 이후 서기장 3연임에 나선 상황입니다. 여러모로 시진핑 주석과 닮은 꼴이 된 셈입니다.
정치의 불안함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가 베트남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베트남에 상당한 투자를 해놓은 한국 입장에서는 요동치는 베트남 내부 권력 다툼을 더 불안한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의 부패 척결 정국은 어떤 경로로 흘러가게 될까요.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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