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제발 멈춰줘”… 연준 금리 인상 속도 늦출까, 파월 입만 본다

김신영 기자 입력 2023. 1. 28. 10:01 수정 2023. 1. 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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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증시 체크포인트 3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1월 31일~2월 1일 연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은데,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말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이번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좋은 뉴스’와 함께 한주를 마무리했다.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증시는 경제 지표 하나하나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불안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주엔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목할 발표가 여럿 예정돼 있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미국의 고용 지표가 나온다. 한국에선 소비자물가와 무역수지 등 경제의 ‘온도’를 보여줄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주 투자자가 주목해야할 이벤트를 세 가지 체크포인트로 정리했다.

◇체크포인트 1: 파월 입에서 ‘긴축 완화’ 나올까

연준은 1월 31일~2월 1일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연다. 한국 시각으로 2월 2일 오전 4시에 결과가 발표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 4.25~4.50%로 이미 15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 있는 기준금리를 연준이 0.25%포인트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파월 및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충분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라고 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뜻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물가 상승률이 아직 연준 목표치(근원 PCE 물가 기준 2%)를 웃도는 가운데 미국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고 경기 침체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지 모른다는 지표가 몇몇 나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까닭이 없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인플레이션이 ‘최악’을 지나 잦아드는 단계에 접어들어 연준이 공격적 인상 기조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 등 주요 경제지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조만간 멈출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연준은 유력 경제지를 통해 사전에 통화 정책 방향의 기조를 시장에 전달하기도 한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실제로 한다면, 기대감만으로도 최근 상승해온 증시가 다시 한번 크게 환호할 수 있다. 반대로 파월이 여전히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면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같은 날 오후 10시15분(이하 한국 시각)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 인상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체크포인트 2: 미국 고용 시장 열기, 조금은 식었을까

2월 3일 오후 10시30분엔 미국 노동통계국이 1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고용 지표가 나쁘게 나온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요인이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 시장이 워낙 뜨거워 1월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까운 3.6%를 기록하리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2만명 늘었던 고용자 수는 1월에 15만5000명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실제 발표된 지표가 시장 기대치보다 나쁘다면(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고 고용자 수가 전망을 밑돈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며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머빌의 한 가게 앞에 '사람 구함'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미국 실업률은 사상 최저였던 코로나 직전과 비슷한 3.5%를 기록 중이다. /로이터 뉴스1

최근 고용보고서에서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지표는 임금 상승률이다. 일하려는 사람이 일자리보다 부족하면 임금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임금 상승률이 꺾인다면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실업률이나 고용자 수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음에도 증시가 크게 상승했는데, 임금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낮은 전년 동월 대비 4.6%로 2021년 여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1월 임금 상승률이 전월보다도 낮아진 4.3% 정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이 수치가 전망치를 웃돌거나, 심지어 5% 위로 다시 올라간다면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체크포인트 3: 한국 소비자물가, 4%대로 내려와줄까

한국은행이 역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한국에선 2월 2일 오전 8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전망이 맞는다면 한국의 물가는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4%대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만약 한국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너무 높게 나온다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되면서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설 연휴 직후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데 이어 올해도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내달 1일부터 만두, 돈가스 등 일부 냉동제품 가격을 5~11% 올린다. 의성마늘프랑크 등 냉장제품 가격도 7~14%대로 인상한다.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시지 제품. /연합뉴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체력’을 보여줄 1월 무역수지는 2월 1일 오전 9시에 발표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1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1.5%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46억9000만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는 적자 폭이 더 커져 9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리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수출 감소 및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은 한국 기업 실적 악화를 뜻하기 때문에 증시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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