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선수 올림픽 출전 허용?···IOC위원장 격전지 와 봐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38일째인 2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최전선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로 초청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IOC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자격으로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모색한다는 발언이 나오자 이들의 출전 금지를 촉구하기 위한 여론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과 동영상을 올려 “중립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흐 위원장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그를 바흐무트로 초청한다”며 “러시아 선수들의 그 어떤 ‘중립의 깃발’도 피로 물들어있는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바흐 위원장의 입장을 겨냥해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과 한차례 이상 대화를 나눠봤지만, 러시아 선수를 국제 경기대회에 복귀시켰을 경우 스포츠를 어떻게 전쟁 선전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 선수들이 경쟁에 나선다면, 테러 국가가 스포츠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내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도 26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만일 러시아 선수들이 참가하면 우크라이나는 올림픽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IOC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는 러시아와 조력국 벨라루스의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종목별 예선전을 앞두고는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않다가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 국기 대신 중립국 또는 중립 단체 깃발을 들고 출전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IOC는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단순히 국적 때문에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엄격한 조건 아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방법을 더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에 아시안 게임 참가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혁신당이 ‘김정숙 특검법’ 내는 국힘에 “쌩쑈”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 서울 분양가, 평당 1억 넘겼다···‘역대 최고’ 지붕 뚫은 지자체 6곳 어디?
- “강형욱, 직원들 최고대우···욕설도 안해” 전 직원의 입장
- 성일종 “윤 대통령 지지율? 인기 없는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라 그래”
- 윤 대통령 21% 지지율에...홍준표 “조작 가능성” 유승민 “정권에 빨간불”
- 잘 가라 ‘세단’…온다, 전설이 될 ‘새로운 기준’
- [단독] 세계유산 병산서원 인근서 버젓이 자라는 대마…‘최대 산지’ 안동서 무슨 일이
- 아이돌 출연 대학 축제, 암표 넘어 ‘입장도움비’ 웃돈까지…“재학생 존 양도” 백태
- 출생아 80% 증가한 강진군의 비결은…매월 60만원 ‘지역화폐 육아수당’
- 음주운전 걸리자 “무직” 거짓말한 유정복 인천시장 최측근…감봉 3개월 처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