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예상을 뛰어넘는 단백질 합성의 세계

윤영혜 기자 2023. 1. 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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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를 'Stops Making Sense'라는 문구와 부호처럼 보이는 알파벳들로 꽉 채웠다.

직역하면 '그만 이해해' 또는 '여러가지로 생각하는 게 좋다'는 뜻의 'Stops Making Sense'는 얼핏 영화 제목같지만 '센스'는 유전자 부호인 '코돈'이 단백질을 합성할 때 쓰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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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를 'Stops Making Sense'라는 문구와 부호처럼 보이는 알파벳들로 꽉 채웠다. 직역하면 '그만 이해해' 또는 '여러가지로 생각하는 게 좋다'는 뜻의 'Stops Making Sense'는 얼핏 영화 제목같지만 '센스'는 유전자 부호인 '코돈'이 단백질을 합성할 때 쓰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군데군데 흰색으로 표시한 알파벳 E와 W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E)과 트립토판(W)을 의미한다. 표지는 단백질 및 단백질 합성과정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로 표현된 셈이다.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 등 네 가지 염기가 선형을 이루는 구조다. 이 염기가 어떻게 배열되냐에 따라 단백질 생성이 결정된다. DNA를 가지고 단백질을 합성하려면 핵 밖으로 꺼내야 하는데 그러기에 DNA는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복사본인 mRNA를 만들고 핵 바깥으로 내보내는데 이 과정을 전사라고 한다. 

mRNA 내에 염기 세 개가 모이면 이를 '코돈'이라 부른다. 네 종류의 염기가 세 개씩 모여 만들어지는 염기배열의 총 수는 64다. 단백질의 아미노산은 mRNA의 64개 코돈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조합이 단백질을 생성하는 건 아니다. 이 중 UAA, UAG, UGA 등 3개 조합은 단백질 합성을 정지시키는 부호로 쓰인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3개의 염기 배열을 '센스코돈'이라 부르고 단백질 합성을 정지시키는 UAA, UAG, UGA 등 코돈은 난센스코돈 또는 정지코돈이라 불린다.  

레오시 발라섹 체코 프라하 과학아카데미 미생물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블래스토크리티디아(Blastocrithidia)'라고 불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단세포 기생충의 정지코돈이 완전한 길이의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1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이 기생충이 UAA만 정지코돈으로 쓰고 나머지 UAG, UGA 두 개를 단백질을 합성하는데 쓰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는 단백질 합성의 생화학적 과정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3분의 1 이상의 유전질환과 상당수의 암은 정지코돈이 너무 빨리 나타나는 돌연변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윤영혜 기자 y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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