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전염병·재해·식량난…“우리뿐만은 아냐” 외

KBS 2023. 1. 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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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혹한기 속 전염병 위기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북한에서 얼마 전 세계 각지의 재난 사례들을 소개하는 특집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북한이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어려움이란 걸 주민들에게 전하려 한 것으로 읽힙니다.

이에 더해 식량과 에너지 위기도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애국미’ 헌납을 주문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소식입니다.

[리포트]

설 명절 당일, 조선중앙TV는 지난해 국제사회가 겪은 3대 위기를 특집 프로그램으로 내놨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2일 : "전 세계를 휩쓴 사상 최악의 전염병 위기와 기후변화의 후과(결과)로 초래된 자연재해 위기, 그리고 식량 및 에네르기(에너지) 위기를 비롯한 각종 위기들이 세계에 이르는 곳마다에서 기록됐습니다."]

먼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와원숭이천연두바이러스, 콜레라 등의 전파 상황을 보여줍니다.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의 생활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어서 '자연재해'를 다루는데,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의 수해와 유럽의 가뭄을 자세히 전합니다.

특히 구호를 기다리거나, 폐허가 된 집터에서 망연자실한 사람들을 부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량과 에너지 위긴데요.

그 배경엔 재해성 이상기후와 원유 생산량 감소 등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으킨 식량과 원유 공급망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패권주의 세력들의 대결 및 제재 소동, 식량 가격 조작행위로 하여 식량 위기의 해결 전망은 더욱 묘연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시달린 코로나19와 재해성 이상기후, 식량 부족의 책임은 외부에 있다.

즉 김정은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은 여전한데요.

기상수문국은 이번 주, 23년 만의 혹한을 예고하며 추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지난달엔 FAO,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북한을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식량난에 엄동설한까지 덮친 겁니다.

이렇다 보니 나라에 쌀을 바치라는 애국미 헌납 운동도 등장했는데요.

[리경철/조선중앙TV/1월 23일 : "지금 조국은 더 많은 알곡을 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총 비서동지 애국의 호소에 온 나라 인민이 들고 일어나 깨끗한 양심을 바친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면한 위기를 세계 공통의 추세로 돌리며 책임은 피하고 민심은 다독이며, 자력갱생의 기조 속에 위기의 돌파구로 주민의 헌신과 헌납을 유도하는 분위깁니다.

[앵커]

드라마 속 '검찰일군'…기강 다잡기

북한 TV에서 올해 방영을 시작한 새 드라마입니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 검찰일군의 수기’라는 제목의 범죄 수사극인데요.

우리의 대검찰청에 해당하는 중앙검찰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최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검찰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뤘었는데 이런 드라마까지 방영하고 나선 덴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 이어갑니다.

[리포트]

긴박한 분위기 속, 최고사령관의 회의 참석이 예정된 시각.

건물 안에서 불꽃 튀는 총격전이 펼쳐집니다.

1950년 8월, 김일성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이제부터 이 사건(김일성 암살 미수 사건)을 특대형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특호 사건으로 명명하고 사건 혐의자들을 모조리 찾아내야겠어."]

수사에 나선 중앙검찰소 부총장인 최형규는 한 군수공장에서 군복 3천 벌이 도난당한 사건과 이 사건이 연관이 있다고 의심합니다.

점점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지만, 음모에 휘말려 총살 위기에 빠집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형법 제13장 국가주권 적대에 관한 범죄에 따라 총살형에 처한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반동 세력을 직접 처단하겠다며 의지를 꺾지 않습니다.

["사건은 못 넘깁니다. 우리 검찰이 맡아서 끝까지 밝혀내겠습니다."]

드라마는 사실적인 대규모 폭발 등 눈길을 끄는 장면들을 배치했는데요.

한류 콘텐츠를 접한 젊은 층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연출에 공을 들였다는 평갑니다.

더 주목할 건 드라마에서 '특호 사건' 수사와 함께 세도를 부리는 특수 기관 문제를 중앙검찰소를 내세워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점입니다.

과거 유명무실했던 검찰은 김정은 시대 들어 위상이 높아졌는데요.

최근 열린 최고인민회의는 더욱 강력한 체제수호 기능을 예고했고, 그 핵심 역할을 중앙검찰소가 맡을 거란 분석입니다.

[조선중앙TV/1월 19일 : "(중앙검찰소는) 국가사업 전반에 혁명적 준법 기풍을 확립하기 위한 법적 감시와 통제의 도수를 높여나가는데서 나서는 실천적 문제들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주민은 물론 당과 내각의 특수 기관을 단속해 김정은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이 드라마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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