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집은 충성의 선물? 집들이도 정치행사

문정실 작가 2023. 1. 2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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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작년에 이어 새해 초에도 집값 고민이 계속되고 있죠. 북한도 요즘 살림집 건설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는데요. 집들이를 한다는 소식도 잇따라 전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북한이 궁금해 오늘은 북한의 살림집 집들이 문화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과 남한의 주택에서 모두 살아보신 조충희 선생님 어떤 차이를 느끼세요?

◀ 조충희 ▶

북한에도 아파트 있고 땅집이라고 하는 단층집도 있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내 집은 아니죠. 저는 여기 한국에 와서 내가 내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거든요. 내부를 놓고 보면 제일 큰 차이는 더운물이 나오고 안 나오고. 하나원은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더운물 나오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제 집에 와서 더운물 찬물 나오는 거 보고 진짜 깜짝 놀랐어요. 그다음에 이제 그 전기. 북한은 진짜 재미난 영화 나올 때는 정전될까 봐 막 가슴 졸이면서 있는데 이런 것들이 차이 난다고 볼 수 있겠죠.

◀ 김수경 ▶

북한에서는 아파트나 단층집이나 다 합쳐서 살림집이라고 하거든요. 원칙적으로는 소유도 이사도 불가능하고 북한은 살림집 법이라는 게 있어서 주택을 나라에서 무조건 공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도 주택 공급량이 그렇게 넉넉하지는 못하고 또 살 만한 집이 많지 않은 거죠. 그래서 3대가 같이 살기도 하고 항상 이렇게 살림집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이 최근 새로 살림집을 대대적으로 건설하면서 새로운 이름의 거리, 행정구역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 17일 노동신문 기사입니다. 평양시 화성구역과 룡성구역의 동 이름이 새로 생겨나거나 변경됐다고 보도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룡성 다리부터 평양 온실농장까지를 새롭게 화성거리라고 부르고 화성 1동부터 3동 청화 1동 등으로 나눈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조충희 ▶

북한에서 행정구역을 새로 정하는 것은 최고인민위원회 정령으로 발표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새로 정하고 발표가 되면 곧 준공식 진행되고 집들이도 진행된다는 걸 의미하죠.

◀ 차미연 앵커 ▶

말씀하신 것처럼 화성구역은 지난해 2월에 착공을 했는데 곧 준공할 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에는 이렇게 새로 생긴 거리들이 많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여명거리, 송화거리, 경루동은 모두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선전되고 있죠?

◀ 김수경 ▶

그렇죠. 일단 북한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건설인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노동력입니다. 군대를 동원한다거나 돌격대를 동원해서 아주 집중적으로 투입하면 건설이 가능한 것이죠. 그리고 건설에 필요한 자재들 철근 시멘트 이런 것들은 크게 해외로부터 들여오지 않아도 건설만큼은 좀 가능한 것이고요. 또 치적을 자랑할 때 살림집을 만드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이죠. 국가에서 살림집을 자주 좋게 지어서 준다고 하면 그게 얼마나 애민 정신을 강조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한편으로 북한은 이러한 평양의 대대적인 살림집 만들고 건설한 것들을 UN에 제출하는 여러 가지 보고서에 넣음으로써 국가가 노력했다는 걸 보여주기도 좋거든요.

◀ 김수경 ▶

그래서 어쨌거나 이 살림집을 만든다는 거는 치적을 보여주기에도 대단히 좋은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살림집의 의미가 단순하지 않고 굉장히 중요하네요. 그만큼 북한 TV에서는 이 살림집 건설 그리고 집들이 소식을 자주 전합니다.

"위대한 당의 영도따라 사회주의 건설에 전면적 발전에로 힘차게 나아가는 우리 인민들에게 새집들이 경사가 났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조선중앙TV 정규 뉴스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고정 코너처럼 새집들이 보도입니다.

"온 마을이 떠들썩하게 농악이 울리고 흥겨운 춤판이 벌어지는 속에 새집들이가 진행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새집들이 보도에서는 인공기를 흔들고 눈물을 흘리며 당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농사를 더 잘 지어서 쌀로써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노면 전차가 달리는 이곳은 북한의 관광 명소가 된 경루동입니다. 지난해 4월 살림집이 건설됐는데요. 집들이가 떠들썩했었죠.

◀ 김필국 앵커 ▶

김정은 위원장은 경루동의 고급 주택을 조선중앙TV 방송원 리춘희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리춘희 방송원의 손을 다정히 잡으시고 그가 살게 될 경루동 7호 동으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저 경루동은 작년에 크게 화제가 됐었잖아요. 내부 보시니까 어떠세요?

◀ 조충희 ▶

저런 거 선물 아파트라고 하는데 일반 살림집하고는 다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안중에 있는 사람이거나 그다음에 중요한 직책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공로를 세운 사람들이 선물 아파트 가는데, 나도 북한에서 있으면서 훈장 꽤 받았거든요. 그런데 잽이 안 됩니다. 한 이중영웅 삼중영웅 이 정도 돼야 되고 또 보면 이제 그렇죠.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 올라가지 못 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그랬다고 그래서 쟤네는 정말 잘해서 받는구나. 이 정도로 생각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북한의 상황을 보면 대북 제재에다가 코로나19까지 상황이 정말 안 좋았잖아요. 이런 시기에 이 새로운 거리를 만들 정도로 대규모 주택 건설을 한다. 이런 데에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 김수경 ▶

좀 보여주기 식이라도 이렇게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민들의 민생을 위해서 애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건설 사업만큼 좋은 게 없었던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수경 ▶

북한이 이제 2021년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평양시에만 5만 세대의 집을 짓겠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올해 초에도 김정은이 이 살림집 건설이 제1차 중요한 정책 과제다. 이렇게 말을 한 바가 있습니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도 살림집을 굉장히 열심히 짓고 있거든요. 북한 같은 경우에 도농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도농 격차를 줄이고 농촌의 민심 같은 것들도 살피기 위해서 살림집 건설에 아주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국가에서 집을 그냥 준다고 하면 없던 충성심도 막 생기겠죠. 그만큼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정치적인 전략적으로도 살림집 건설이 대단히 중요한 국가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남한이나 북한이나 새집에 들어갈 때는 집들이를 하는 문화가 있죠? 북한의 집들이는 어떤지 북한 TV를 통해서 살펴볼까요?

◀ 차미연 앵커 ▶

농악이 울리는 가운데 흥겨운 춤판이 벌어집니다. 건설 일꾼들과 돌격대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주민들이 살림집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북한 TV는 이들이 수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이라고 강조합니다.

"자연의 대재앙이 휩쓸었던 김책시 춘동리에 사회주의 농촌 마을이 훌륭히 일떠서 오늘 새집들이 경사를 맞이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새집들이에는 당과 지역의 간부들이 빠지지 않습니다.

"열렬히 축하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살림집 이용을 허가하는 입사증 전달식도 진행되는데요

"만세!"

◀ 김필국 앵커 ▶

한편 김정은이 후계자 시절이던 201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평양의 예술인 가정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더운물이 잘 나오는가 세심히 알아보시었습니다. 이처럼 희한한 살림집을 몸소 마련해 주시고…"

◀ 차미연 앵커 ▶

그때 가지고 간 집들이 선물은 화장지였습니다. 물론 더 큰 선물은 1호 사진이었습니다.

◀ 조충희 ▶

제가 북한에 있을 때 공사에 참가했다고 해서 이제 거기에 행사 참가하라고 해서 갔다왔는데 이제 가면 도당책임비서나 이런 간부들이 나와서 축사하고 한쪽에다 뭐 차 트락토르 여기다 짐 이제 이삿짐 실어놓고 있다가 앞에서 이제 풍악올리고 노래 부르면서 춤추면서 이제 집집마다 자기 집마다 다 들어가죠. 여느 일반적인 집들은 저렇게 행사를 안 하고요. 국가적인 어떤 강조를 해야 되는 그런 때에 이제 저렇게 이제 집들이 행사를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집들이는 우리나라 집들이하고는 의미도 좀 다르고 선물도 좀 다른 것 같습니다.

◀ 김수경 ▶

특별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사업의 결과로서 집이 지어졌을 때는 집들이가 굉장히 정치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죠. 어쨌든 이 스토리가 있는 거예요. 당이 주민들을 사랑해서 이러한 것들을 만들었고 거기에 주민들이 정말 이렇게 기뻐하더라 라는 거를 보여줘야 완결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복은 특별한 행사에만 입는 옷이거든요. 한복을 차려입고 즐겁게 춤을 추는 저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가 이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어떤 그 집들이는 굉장히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 주목받는 살림집으로 화성 지구가 있고 또 다른 살림집들이 건설되겠죠. 북한의 살림집 건설 어떻게 진행될까요?

◀ 김수경 ▶

북한이 그래도 해볼 만한 게 건설이었다. 하더라도 어쨌든 돈이 드는 일이잖아요. 또 집을 짓는다고 해서 집만 짓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라 주변에 인프라가 형성돼야 하잖아요. 학교 병원 여러 가지 전기 수도 이런 것들이 다 같이 갖춰져야 살림집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대대적인 건설 사업에 그런 인프라까지 다 갖춰진 정말 괜찮은 어떤 주택을 계속해서 공급할 수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사실 저렇게 많이 건설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다 차려진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저런 집에서 못 살고 있거든요.그래서 북한 주민들도 좀 편하고 좋은 집에서 살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은 살림집이라는 북한의 주택 그리고 집들이 문화를 알아봤는데요. 요즘 우리의 상황과 겹치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주택 문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는데요. 조만간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4959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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