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슬램덩크 다시 읽기

곽아람 Books 팀장 2023. 1.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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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아람 Books 팀장

설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 만화 ‘슬램덩크’를 다시 읽었습니다. 중학생 때 처음 읽었으니 근 30년 만입니다. 잠이 오지 않아 심심풀이로 1권을 집어들 때만 해도 ‘어릴 때 읽었던 만화책이 어른이 돼서도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10권까지 순식간에 읽고 이러다 밤새우겠다 싶어 억지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슬램덩크’는 소위 ‘일진’ 노릇을 하던 불량 학생 강백호가 농구부에 들면서 비로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강백호가 속한 북산고 농구부의 전국 제패에 대한 열망을 그리고 있기도 하죠. 슬램덩크 팬들이 가슴에 담고 사는 몇몇 명대사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왼손은 거들 뿐.” 멋있게 보이는 슬램덩크만 하고 싶어하던 강백호에게 주장 채치수는 골을 제대로 넣으려면 오른손에 주력하고 왼손은 그저 공에 얹기만 하라고 조언합니다. 이후 슛 2만번이라는 특훈을 소화하고 기초를 다진 강백호는 팀의 명운이 걸린 경기에서 역전골을 성공시키기 직전 “왼손은 거들 뿐…”이라고 말하죠. 이 대사가 수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은 것은, 기초를 다지며 어디에 힘을 주고 빼야 하는지 깨달아야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교훈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에 힘입어 서점가에서도 ‘슬램덩크’ 열풍이 뜨겁습니다. 시리즈 세트 구매가 많아 품귀 현상이 빚어졌는데도 예약 구매가 이어진다네요. 교보문고에 따르면 시리즈 구매자 중 30대 여성 비율이 25.1%로 가장 높습니다. 스포츠 만화로는 이례적인 현상. 성별과 세대를 넘어선 감동을 주는 것이 명작의 힘이지요. 이번 주말엔 애니메이션 보러 극장에 가볼까 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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