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상상했던, 커지는 피자는 언제쯤 나올까? [아무튼, 주말]
1985년 10월 26일,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가 돌연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난다. 그리고 상세한 설명도 없이 마티(마이클 J. 폭스)와 여자친구 제니퍼(엘리자베스 슈)에게 미래로 가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떤다. 이제 막 과거에서 돌아와 어안이 벙벙한 마티는 자식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다시 타임머신에 몸을 싣는다. 행선지는 삼십 년 후인 2015년 10월 21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티는 자식들이 사고를 쳐 감옥에 가는 걸 막아내지만 미래는 그가 꿈꾸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함께 날아간 제니퍼의 눈으로 보여주는 마티의 미래는 암울하다. ‘백 투 더 퓨처’ 1편에서 보여주었듯 마티는 기타를 잘 치는 록스타 지망생이었건만, 자동차 사고로 손을 다쳐 포기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 그마저도 다른 직장 동료의 강압과 회유에 못 이겨 불법 거래를 도모하다가 해고당한다.
이처럼 다소 엉망진창인 미래를 잘 수습했다고 믿고 돌아온 마티와 박사에게 완전히 다른 현재가 기다리고 있다. 생기 넘쳤던 고향 힐 밸리가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린 가운데, 1편에서 마티의 아버지를 괴롭혔던 비프(토머스 F. 윌슨)의 아방궁만이 높이 치솟아 있다. 아버지는 살해당했으며 어머니는 비프와 재혼해 알코올 중독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 보니 마티가 2015년의 미래에서 구입을 시도했던 스포츠 연감 탓이었다. 2015년의 비프가 몰래 타임머신을 타고 1955년의 비프에게 접근해 1950~2000년의 운동 경기 결과가 담긴 연감을 건넨다. 이를 근거로 1955년의 비프는 스포츠 도박을 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지역의 왕으로 군림한다. 자신의 잘못으로 꼬여버린 현재를 되돌리고자 마티는 박사와 함께 1955년 11월 5일로 다시 한번 시간 여행을 떠난다.
1989년 개봉 당시 ‘백 투 더 퓨처 2′에서 보여준 2015년의 미래상은 나름의 충격이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필두로 저절로 끈을 조이는 나이키 운동화와 공중에 뜬 채로 나아가는 호버보드, 홀로그램을 활용한 영화(조스 19편)까지, 꽤나 그럴싸해 25년 뒤의 미래상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2015년마저 8년이나 전의 과거가 되어 버린 지금, 영화가 그린 미래는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찾아오지 않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언감생심이고, 저절로 끈을 조이는 운동화나 공중 호버보드는 이제 핵심 기술만 가까스로 구현된 상황이다. 영화 또한 3차원 입체 화면 정도가 자리를 잡았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가장 아쉬운 영화 속 미래 설정은 바로 음식인 건조 피자이다. 손바닥 만한 피자를 포장만 뜯어 전용 기기에 넣으면 불과 2초 만에 대여섯 명이 먹을 수 있는, 자전거 바퀴만 한 피자가 된다니! 너무나 유용할 것 같지만 2023년에도 이런 피자의 소식은 요원하다. 라면의 건더기부터 우주식에 이르기까지 동결건조 기술을 활용해 수분을 뺀 식재료나 음식이 흔하지만 아직 영화 속 건조 피자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배달 피자의 춘추전국시대인 데다가, 크기가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맛은 웬만큼 보존된 냉동 피자도 있다. 배달 피자 가운데서는 파파존스와 잭슨 피자가 미래의 건조 피자 생각이 안 날 만큼 우수하다.
1955년으로 날아간 마티는 또 우여곡절 끝에 비프에게서 스포츠 연감을 빼앗아 불태워버리고 현재를 회복시킨다. 하지만 현재로 다시 돌아가려는 찰나, 박사만 탑승한 타임머신이 번개를 맞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만다. 과거에 남겨졌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한 마티에게 전보 회사 웨스턴 유니언의 직원이 나타나 박사의 편지를 건네준다. 1885년의 서부시대에서 잘 살고 있다는 그의 소식을 들은 마티는 1955년의, 또 다른 자신을 막 현재로 돌려보낸 박사를 찾아가 다시 시간 여행을 떠날 방법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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