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서 ‘공생의 메시지’를 읽는다
코끼리·침팬지·늑대 등이 나누는
인사·사랑·애도 10가지 의례 포착
인사 피로·단절 세계 사는 현대인에
잃어버린 삶의 가치·유대감 강조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케이틀린 오코넬/이선주 옮김/현대지성/1만8000원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을 독방에 가두는 것은 커다란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말해 사회적 동물이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지 못하면 시들어 죽는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공동체 안에서 관계 맺기에 서툴거나 실패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점에서 갈수록 친밀감을 형성할 만한 대면 접촉 기회가 줄고 있는 것은 간과해선 안 될 문제다. 이로 인해 고립된 개인이 급증한다면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오늘날은 이념·계층·세대·성별·종교·인종 등 갖가지 이유로 나라 안의 집단 간에도, 나라끼리도 분열되고 대립하는 지경이다. 인정·배려·공감·유대와는 멀어지거나 담을 쌓는 세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친구”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야생 코끼리 두 마리가 코와 입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코끼리들은 인사를 건네며 돈독한 유대 관계를 확인한다. 현대지성 제공, Caitlin O’Connell & Timothy Rodwell |
서로 코와 입을 맞대는 코끼리의 인사는 단순한 의사소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끼리 코끝이 다른 코끼리의 입에 닿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코끼리의 코끝은 매우 민감하고 물리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만큼 코끼리들의 인사는 상대에게 큰 믿음과 존중의 뜻을 내비치는 의례다.
그러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멸’하지 않고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지 나름의 해법도 제시한다. “인간이 잃어버린 지 오래된 의례 기술을 되찾으면 타인과 자신,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맺는다.
저자 부부가 함께 촬영해 실은 사진들은 생동감이 넘쳐 책 보는 맛을 더한다. 코뿔소가 뿔을 맞대며 인사하는 모습, 코끼리들이 구덩이에 빠진 새끼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 돛새치 무리가 진을 치고 사냥하는 모습, 기린들이 서로의 목을 감싸며 애정을 나누는 모습 등 저자 부부는 산과 바다, 사막을 가리지 않고 자연을 가르며 야생동물의 반짝이는 장면들을 순간 포착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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