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견 경태' 치료 후원금 6억 받아 도박 탕진… 징역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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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반려견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챙겨 잠적한 전직 택배기사와 전 연인에게 법원이 중형을 내렸다.
후원금은 채무 변제와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원은 SNS를 직접 관리하며 상당한 후원금을 본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받은 B씨의 죄가 더 무겁다고 봤다.
두 사람이 가로챈 후원금 6억1,000만 원 중 A씨의 편취액은 1억3,000여만 원에 불과한 만큼 B씨가 횡령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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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치료 명목 거액 챙긴 뒤 달아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반려견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챙겨 잠적한 전직 택배기사와 전 연인에게 법원이 중형을 내렸다. 반려인들의 순수한 마음을 악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한 죄질이 무겁다는 것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부장 민성철)은 27일 사기 및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4)씨와 B(38)씨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체조선수 출신인 A씨는 차량 조수석에 강아지 몰티즈 종(種) ‘경태’를 태우고 다니며 택배 일을 하는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유명해졌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경태아부지’는 22만 명이 넘는 팔로어가 생겼고, CJ대한통운은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A씨는 SNS에 “경태와 태희(새로 데려온 유기견)가 심장병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다. 너무 힘들어 삶을 내려놓고 싶다”고 썼다. 사연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1만2,000여 명이 6억 원이 넘는 돈을 후원했다. 하지만 A씨와 전 여자친구 B씨는 곧장 돈을 들고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6개월 동안 경찰 추적을 따돌리며 도망 다니다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붙잡혔다. 후원금은 채무 변제와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반려견의 건강 우려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느낀 공감 등 피해자들의 선한 감정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했기에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특히 법원은 SNS를 직접 관리하며 상당한 후원금을 본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받은 B씨의 죄가 더 무겁다고 봤다. 두 사람이 가로챈 후원금 6억1,000만 원 중 A씨의 편취액은 1억3,000여만 원에 불과한 만큼 B씨가 횡령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구속집행정지로 잠시 석방된 B씨의 도주를 도운 지인 2명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B씨는 구속 상태였던 지난해 11월 “임신 중절 수술을 받겠다”며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수술을 거부하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검거됐다. 당시 지인들은 그에게 유심칩과 계좌를 구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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