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에 난방비 '폭탄'...방한용품 찾는 사람들

김태원 입력 2023. 1. 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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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예년보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이 워낙 크게 뛰어 마음 놓고 난방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실내 온도를 올리는 대신, 방한용품으로 추위를 막아서 난방비를 아껴 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마트 판매대 한가운데를 문풍지와 테이프, 흔히 '뽁뽁이'로 불리는 단열 시트가 차지했습니다.

모두 문틈 사이나 창문을 통해 찬 바람이 들어오는 걸 차단한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입니다.

방한 슬리퍼와 전기요, 내복 등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에 진열됐습니다.

[홍명화 / 서울 북가좌동 : 온 집안에 다 뽁뽁이 붙였고요. 종이 상자를 창문 사이에 다 끼웠어요. 또 안에서 이제는 경량 패딩도 입고 있고….]

대형 마트 세 곳을 살펴보니 최근 단열 시트와 문풍지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늘었고, 전기요 같은 발열 기구와 내복은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뛰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방한용품을 예년보다 더 많이 찾는 배경엔 최근 급등한 난방 요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년 사이 도시가스 요금과 지역난방비는 30%, 전기요금은 18% 넘게 올랐습니다.

한파가 닥쳐도 마음 놓고 실내 온도를 높이기 어려워진 상황.

여기에 12월분 이른바 '난방비 폭탄' 고지서까지 날아오자, 난방 요금을 어떻게든 아껴보려고 애쓰는 겁니다.

[박진 / 서울 응암동 : 2배 정도 올랐어요, 난방비가. 고지서 보고 깜짝 놀랐죠. 난방비 걱정이 많이 돼서 보일러를 계속 온도를 높일 수가 없으니까 이불을 하나 더 사러 왔어요.]

특히, 저소득층은 전체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로 쓸 정도로 소비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매서운 추위와 비싸진 요금이 더욱 부담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국내 요금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가운데, 에너지 빈곤층이 받을 충격을 완화할 지원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순둘 /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열 요금이 올라가는 거에 비례해서 (난방비) 보조가 돼야 하겠죠. 따뜻하게 해드릴 수 있는 그런 쉼터를 만들어서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거로 생각해요.]

정부도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을 2배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117만여 가구에 대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북극발 한파를 막으려면 가스와 전기를 더 쓸 수밖에 없는 만큼, 떨리는 손으로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드는 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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