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눈감은 이들이 가는 곳

한겨레 입력 2023. 1. 27. 22:00 수정 2023. 1. 27. 22: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어느 시골 마을 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 여자를 험악하게 생긴 두 건달이 희롱했다.

그리고 두 건달은 버스에서 두 여자를 강제로 끌어내려 버스 옆 풀밭으로 끌고 가서 성폭행했다.

성폭행을 당한 여자가 울면서 버스에 올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심정] 문병하목사의 희망충전]

픽사베이

중국의 어느 시골 마을 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 여자를 험악하게 생긴 두 건달이 희롱했다. 버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모른 체했다. 급기야 두 건달은 운전사에게 정지할 것을 명령하고 말을 듣지 않자 여자운전사를 테러했다. 그리고 두 건달은 버스에서 두 여자를 강제로 끌어내려 버스 옆 풀밭으로 끌고 가서 성폭행했다.

버스 안에는 건장한 남자도 수십명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정의롭게 나서지 않았다. 그냥 차창 너머로 슬금슬금 눈치 보며 그 광경을 구경 만했다. 그때, 보다 못한 한 청년이 나서서 건달에게 달려들었다. 건달들은 청년을 칼로 무참히 찌르고 달아났다. 성폭행을 당한 여자가 울면서 버스에 올랐다. 승객들은 민망했든지 그 여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무관심한 척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운전사도 헝클어진 상태로 운전석에 앉았다.

그때 피를 흘리며 청년이 차에 타려 하자 여자운전사가 소리 질렀다. “왜 남의 일에 참견하시는 것입니까?” 여자운전사는 청년에게 크게 화를 내면서 버스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청년을 버려둔 채 버스는 이내 출발했다. 청년은 아픈 몸을 이끌고 시골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다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관이 버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 승객이 모두 사망한 사고라고 말했다. 멀리 낭떠러지를 바라보니 방금 자신이 타고 왔던 그 버스였다. 여자운전사는 세상에 살 가치 있는 사람만 남겨두고 함께 떠난 것이다.

교회가 인권 침해, 고문, 빈부의 격차 등 불의를 비판하는 것은 정치이기 이전에 선교 행동이요, 복음화 활동입니다. 교회는 오직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불의가 자행되면 그것을 지적하며 고발하고, 인권이 침해되면 그것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것이 교회의 권리이고 의무입니다. 불의로 보면서도 침묵하는 사람은 불의에 협력하는 일입니다. 교회가 불의 앞에 침묵하라고 말하는 것은 악의 편을 드는 행위입니다. 여기는 우리의 왕국이 아니기 때문에 불의에 눈 감으라고 말하는 목사는 유체이탈한 좀비들입니다.

글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