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립 불가능한 연착륙과 연내 금리 인하…모두 원하는 시장[오미주]

권성희 기자 입력 2023. 1. 27. 21:45 수정 2023. 1. 2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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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미국 증시는 이번주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이번주까지 상승 마감하면 4주 연속 랠리를 이어가게 된다. 이 경우 침체장이 끝났다는 착각을 하게 했던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긴 주간 상승세다.

나스닥지수는 이번주 들어 4일간 이미 3.3% 올랐기 때문에 이번주도 강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1월 18번째 거래일 효과
그렇다면 이번 상승세는 추격 매수해도 되는 강세장 랠리일까, 지난해 8월과 같은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한 것일까.

일단 맥밀란 어낼리시스의 사장인 로렌스 G. 맥밀란은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서 S&P500지수가 여전히 지난 2개월간 유지해온 3760~3800 저점에서 4100 고점까지의 박스권 내에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계절적 특성상 다음주에 S&P500지수가 4100을 뚫고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계절적 특성이란 1월 18번째 거래일부터 4일간은 역사적으로 증시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1월 초에는 주식형 펀드에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데 펀드매니저는 이 중 절반 가량을 즉시 투자한다. 이 결과 1월 첫 5거래일에는 증시가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

맥밀란에 따르면 새해 초에 들어온 자금 중 나머지 절반은 1월의 18번째 거래일부터 4일간 투자되는 경향이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시장 흐름을 보다 1월이 끝나기 전에 나머지 자금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통상 말일 기준으로 작성되는 투자보고서에 현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이기를 꺼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맥밀란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 37년 가운데 29번 1월 18번째 거래일부터 4일간 강세를 보였고 이 기간 동안 37년 평균 수익률은 1.07%였다.

올해 1월 18번째 거래일부터 4일간은 25일부터 30일까지다. 공교롭게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작되는 1월31일 하루 전날까지다.
경제 낙관론에 대한 2가지 반론
중요한 것은 26일 4060.43으로 마감한 S&P500지수가 4100을 넘어선다고 해도 결국 랠리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것은 펀더멘털이라는 점이다. 경제 상황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이 핵심 변수라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26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곱씹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2.9%로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2.8%를 웃돌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시장이 우려하는 경기 침체가 설사 닥친다 해도 약하고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2가지 측면에서 이 같은 경제 낙관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첫째는 연준의 긴축 효과가 경제에 온전히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헌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는 여전히 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뒤늦게 나타나 올 상반기 중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둘째는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의 세부 내용이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재고 구축과 해외 무역이 GDP 성장률을 강하게 보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팬티언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셰퍼드슨은 "앞으로 2분기 동안 최종 수요 증가 율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GDP 성장률이 내려갈 것"이라며 "GDP 성장률 하락이 궁극적으로 경기 침체로 선포될 것이냐 여부는 고용과 소득에 달렸다"고 말했다

GDP 성장률이 떨어지는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연내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

소프프트랜딩의 함정
이런 점에서 27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PCE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문제는 고용시장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26일 발표된 신규 주간 실업급여 신청건수의 지속적인 감소세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는 오는 31일 발표제 지난해 4분기 고용 비용 지수와 더불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자산관리의 멀티에셋 소매투자 팀장인 알렉산드라 윌슨은 "GDP 성장률은 소프트랜딩(경기 연착륙)을 기대하는 시장의 가장 최신판 논거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신규 주간 실업급여 신청건수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성장률이라면 임금 인플레이션을 완만하기에 충분할 만큼 실업률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BMO 캐피탈마켓의 미국 금리 전략 팀장인 이안 린겐도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연준이 앞으로 두세 번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고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일치하는 견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시장은 경제가 소프트랜딩 하면서 올해 안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를 바라지만이는 이 2가지 기대는 양립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제가 소프트랜딩 하면 연내 금리 인하는 없고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리려면 경제가 하드랜딩 해야 한다.

시장은 이 2가지 상황 가운데 무엇을 더 선호할까. 2가지 중 어떤 상황이라도 증시는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까.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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