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석 앞둔 이재명, 民主의원 전원에 편지...일각 “내부총질 단속”

박국희 기자 2023. 1. 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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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장동 사건 피의자로 검찰 출석... 黨은 종일 검찰 규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다. 2021년 9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1년 4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성남지청에 출석한 지 18일 만에 또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뉴스1

앞서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소환 통보를 받고 “변호사 1명만 대동해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27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이 대표를 혼자 보낼 수 없다.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 지지자 수백 명 역시 성남지청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운집할 예정이다.

출석 하루 전인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올 경우와 관련해 “노웅래 의원 때와 마찬가지로 체포동의안 부결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기소 시에 물러난다’는 당헌은 없다”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렇게 잔혹하게 반대 세력을 쓸어버리려고 한 정권은 없었다”고 했다. 청년 당원 100여 명은 국회 앞에서 ‘윤석열 검찰 정권 규탄 대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소속 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당내 기본사회위원회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지만,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내부 총질’을 단속하려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조용히 나가서 수사를 받고 사법 시스템에 따른 판단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은 방대한 사건 내용을 고려해 최소 이틀은 이 대표를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28일 조사 뒤 이 대표에게 추가 출석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대표 측은 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을 진행하며 지분 7%에 불과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7886억원을 몰아주고 지분 50%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확정 이익 1822억원만 배당했다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대장동 사업이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상태로 진행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은 27일 대장동 재판에서 “이 대표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사업 구조를 본인이 설계했다고 말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들에게 성남시 내부 기밀을 미리 알려주거나 민간 사업자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요구를 반영해줬다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사후 수뢰 혐의도 받고 있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에게 받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차 소환을 거부하면 성남FC 사건과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회기 중 현역 의원은 국회 동의 없이 체포되지 않는다’는 헌법상 불체포 특권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민주당 주도로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한다’는 당헌 80조 역시 ‘정치 탄압 등이 인정되는 경우 취소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이 대표에게 적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경기도 지사 때도 재판에 1주일에 2번씩 끌려다녔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성남FC 사건 조사 때 검찰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변호사를 선임했던 이 대표는 이번 대장동 사건 조사에는 판검사 출신이 아닌 변호사를 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 법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이 대표 본인”이라며 “검찰 조사 때 제시할 진술서도 본인이 직접 썼기 때문에 변호인의 역할은 크게 중요치 않다”고 했다.

전북 군산 찾아 연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전북 군산시 군산공설시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두고 “유신 군사 독재 시절에도 누구를 감옥에 보내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검찰의 주장이 죄의 증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뉴스1

이날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전북 지역을 돌고 있던 이 대표는 오후 군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신·군사독재 시절에도 누군가를 감옥에 보내고 처벌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고, 증거를 만들기 위해 고문해서 가짜 자술서라도 만들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증거도, ‘카더라’도 필요 없다. 그냥 검찰이 쓰면 그게 죄의 증거가 된다”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황당한 것은 검찰이 단 하나의 물증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이 대표가 기소 시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 대표 스스로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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