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이 많아 일 못해”…장·노년 67%가 차별·따돌림 경험

홍성희 2023. 1. 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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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령 인력에 대한 논의는 활발해지고 있는데 실제 일터에서 쉰 살 이상 노동자 열에 일곱은 차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내용은 홍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의 한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던 김진태 씨.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야 했습니다.

[김진태/전 OO병원 미화노동자 : "이유 불문하고 65세 이상은 다 내보내라... 좀 황당했죠. 황당했고 일을 못한다는 그 절망감보다는 차별을 둔다는 것..."]

법으로 금지된 고용상 연령 차별입니다.

일터의 연령 차별, 김 씨만의 얘기일까요?

노동 시장의 연령 차별 실태를 조사한 고용부 연구용역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50살 이상 조사 대상자 270여 명 중 연령 차별을 경험한 비율, 67%에 달했습니다.

은퇴 전보다 은퇴 후 재취업 일자리에서 차별에 더 많이 노출됐습니다.

여러 차별 유형 중 가장 흔한 건 모집·채용단계에서의 차별이었습니다.

전체의 39%가 경험했습니다.

채용에 응시 자체가 안 되거나 면접에서 편견이 섞인 발언을 들은 경우, 정규직 전환 시 차별받은 경우 등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조건이 안 좋은 일을 시키거나 인사고과를 낮게 주는 등 배치와 승진 차별도 5명 중 1명꼴로 경험했습니다.

임금이나 퇴직·해고에서 차별 경험 비율도 각각 16%였습니다.

[임미령/66살/노후희망유니온 부위원장 : "워크넷 사이트에선 연령 제한이 없어요. 그런데 막상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면 다 연령 제한에 걸리더라고요. 이력서조차도 낼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눈이 잘 안 보여 불량을 낸다고 험담'하거나 '야유회에서 제외'하는 등 따돌림 사례들도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한 경우는 2%뿐.

인권위에서 차별이 인정되더라도 강제성 없는 권고에 그칩니다.

고령층의 노동 참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현실적인 제재 방안과 피해자 구조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서수민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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