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시 의원 '징계 아닌 유급휴가'?
'오바마를 못 믿겠어요. 그에 대해서 기사를 다 읽어봤는데… 그는 아랍인이잖아요.'
'아뇨. 그만하시죠.'
2008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은 지지자가 상대 후보 오바마를 '아랍인'이라며 비난하자 "오마바는 훌륭한 시민"이라며 마이크를 뺏습니다. 오히려 오바마를 변호하며 정치 성향을 초월한 뛰어난 인품을 보여주죠.
매케인이 세상을 떠나자 오바마는 "진실과 민주 가치를 당파의 이익보다 앞세웠던 사람"이라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이런 '인품, 품격' 참 부럽다 못해 부끄러울 지경이죠.
국민의힘 김미나 경남 창원시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자식 팔아 장사하냐, 제2의 세월호,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징계를 받았는데 결과는 '30일 출석정지'가 다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징계라 할 수 있을까요.
징계 기간인 지난 1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는 창원시 의회 일정이 없으니 당연히 회의에 빠질 일도 없고 출석정지 기간에도 월정수당 281만 4,800원, 의정 활동비 110만 원 등 391만 원을 고스란히 챙기니 이건 '징계가 아닌 유급 휴가'라는 말까지 나오거든요.
시의회는 징계 대상자에게 의정비 지급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고 하지만 서울 광진구와 영등포구, 광주광역시 서구의회에서는 소속 의원이 출석정지 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의정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제한합니다.
게다가 이미 한 달 전 국민권익위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라며 '지방의회의원 의정비 예산 낭비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방의회에 전달했었습니다. 창원시의회가 이를 모른 척한 거지요.
도그 휘슬 (Dog Whistle). 사람은 들을 수 없지만 개는 들을 수 있는 주파수를 내는 호각이나 피리를 말합니다. 창원시의회는 유권자들을 무시한 채 자기들끼리만 듣고 들리는 도그 휘슬로 알량한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건 아닐까요.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실인 지방의회가 이럴진대 과연 한국 민주주의에 희망의 싹이 있긴 한 걸까. 역시나 또 갑갑한 건 국민 몫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시 의원 '징계 아닌 유급휴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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