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후보가 4명…우리금융 회장 선임, 초유의 사태

정민하 기자 2023. 1. 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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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2차 후보군(숏리스트)이 4명으로 확정됐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총괄 사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직 최고경영자(CEO)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유일한 관료 출신 임종룡 전(前) 금융위원장의 2강 구도에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과 이동연 전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이 경쟁하게 됐다.

숏리스트가 내부 출신 2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된 점을 두고 금융당국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직접 심층면접을 봐야 하는 숏리스트는 2~3명인 게 일반적이다. 금융권에서 이번 우리금융 임추위의 결정을 이례적이라 보는 이유다. 임추위는 오는 2월 1일과 3일 심층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임종룡 전(前)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조선DB

우리금융 임추위는 27일 차기 최고경영자(CEO) 숏리스트로 내부 출신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외부 인사론 임종룡 전(前) 금융위원장과 이동연 전 우리에프아이에스(FIS) 사장 등 총 4명을 선정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2차 후보군이 이 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총괄 사장, 그리고 임 전 위원장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그러나 유력 후보였던 박 사장이 고배를 마시는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박 사장은 1980년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상업은행에 입행해 주택금융사업장 부장, 경기남부영업본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우리금융이 자격을 제한했던 CEO 출신이 아니다. 당시 이를 두고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거나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많아지자 임추위는 뒤늦게 “반드시 금융사 CEO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우리금융 임추위가 예상보다 많은 4명을 2차 후보군으로 선정한 것을 두고 금융당국의 압박에 부담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후임으로 임 전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관치·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임 전 위원장은 이미 수개월 전 우리금융 회장 ‘낙점설’이 돌았었다.

전날인 2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4개 생·손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1차 후보(롱리스트)가 어떤 기준으로 해서 어떤 경로로 작성된 건지, 또 최종 후보(숏리스트)를 만드는 기준과 평가에 필요한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의문이다”며 “선정 기준의 적절성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의 우리금융 본사의 모습. /뉴스1

금융권에선 외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앞서 금융당국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징계 압박 등을 받아온 손 회장이 용퇴한 만큼 현직 CEO가 그 뒤를 이어받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력한 후보인 이 행장은 199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의 측근으로 통한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자금부장,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전략부문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우리은행장에 선임됐다.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59년생 임 전 위원장은 후보 8명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24회인 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2008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13년 NH농협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또다른 내부 출신 후보인 신 법인장은 1960년생으로 제천고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과 LA지점장, 전략기획부장,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18년 우리피앤에스 대표이사를 거친 뒤 2020년 3월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에 올랐다.

외부 인사인 이동연 전 사장은 1961년생으로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77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 포스코금융센터장, 여신업무센터 본부장, 연금신탁사업단 상무와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개인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지주 내 IT계열사인 우리FIS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임추위는 이후 이들 네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2월 1일 심층면접, 2월 3일 추가 면접을 거쳐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할 예정이다. 내정된 차기 회장 후보는 3월 중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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