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공 눈의 아버지' 日물리학자가 쓴 일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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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바늘이 모여 이뤄진 듯한 눈 결정의 정교한 형태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현미경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흐트러짐 없는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인 눈 결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는 홋카이도대 교수로 부임하고 나서 난생처음 현미경으로 본 눈 결정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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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 우키치로 지음
박상곤 옮김 / 글항아리
296쪽│1만5000원
“수정 바늘이 모여 이뤄진 듯한 눈 결정의 정교한 형태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현미경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흐트러짐 없는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인 눈 결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는 일본 물리학자 나카야 우키치로(1900~1962)의 수필집이다. 그는 홋카이도대 교수로 부임하고 나서 난생처음 현미경으로 본 눈 결정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평생을 눈 연구에 매진했고, 3000여 장의 눈 결정 사진을 찍었다. 1936년엔 세계 최초 실험실에서 인공 눈을 만들어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눈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 수증기가 응결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그는 차갑게 얼린 동판 위에 수증기를 불어넣었다. 만들어진 건 눈이 아니라 얼음 결정이었다. 다음에 그는 차가운 동판을 수증기 위에 놓았다. 증발한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대류 현상을 모방했다. 반쪽짜리 눈 결정이 생겼다. 자연에서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하늘에는 동판이 없다는 걸 깨달은 그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저온 실험실을 마련했다. 최초의 인공 눈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눈 결정 연구는 무척 재미있지만 지독하게 춥다는 게 단점이다. 8월의 무더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부러움을 살 수 있지만 사실상 그렇게 쉬운 실험은 아니다.”
이 책은 눈에 관한 과학적 지식보다는 한 개인의 담담한 일상과 감상을 담았다.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거나 교훈을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묘한 매력이 있다. 수필이란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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