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치솟아 세계 중앙은행들 웃을 때, 韓銀은 속앓이

조미현 2023. 1. 27. 18: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제 금값이 치솟으면서 지난해부터 금을 사들인 각국 중앙은행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9월 기준 3만6746t으로, 1974년 이후 4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 뛴 금값, 최고가 근접
글로벌 중앙은행들 금 보유량
3만7000t으로 48년만에 최대
지난해 3분기에만 400t 사들여
한국은행 10년째 금 매입 안해
금 보유량 적정한지 논란도

국제 금값이 치솟으면서 지난해부터 금을 사들인 각국 중앙은행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중앙은행의 ‘골드러시’에서 벗어나 10년간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은 한국은행은 금 강세장에서도 웃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금 보유량이 적정한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중앙은행, 사상 최대 金 보유량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 금 선물가격이 최근 6주 연속 상승하면서 한때 트라이온스당 1940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저점 대비 20% 올랐다. 역대 최고가(2069달러)도 사정권에 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9월 기준 3만6746t으로, 1974년 이후 4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3분기에 매입한 금만 총 399.3t에 달한다.

세계금협회 자료를 보면 터키, 우즈베키스탄,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주도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최근 금 매입을 늘리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금 보유량을 약 29t 늘렸다. 2019년 3월 이후 3년여 만의 금 매입이다.

중앙은행들이 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이다. 또 지난해에는 강(强)달러가 지속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급락했는데, 금이 외환보유액 손실을 메워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2010년 유럽 재정위기, 2019년 코로나19 확산 등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금 수요가 확대됐다”며 “금융위기 이전에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을 순매도했지만, 이후 순매수로 변모해 꾸준히 금을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 보유량은 10년째 그대로

한은은 요지부동이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2월 이후 10년째 104.4t에 머물러 있다. 달러로 환산하면 47억9000만달러어치다. 한국 외환보유액(4232억달러)의 1.1% 수준이다. 한은은 시가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가로 표시한다. 현재 금 시세로 계산하면 65억달러(약 8조8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0년만 해도 14t에 불과했다. 그 해 금 보유량 기준 세계 57위였다. 당시 감사원은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금 보유량이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한은은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한은이 금을 사들인 직후 금값이 내리면서 정치권에서 ‘투자 실패’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 한은의 평가차익은 2조3000억원 규모다. 평가수익률은 35.7%에 이른다.

한은도 지난해 미국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자 실무적으로 금 매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라는 게 한은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환보유액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금 비중을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금 보유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며 “금이 다른 자산을 대체할 만한지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유하고 있어 봐야 이자도 안 붙고 보관료만 내는 금을 무작정 늘리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한은은 보유 중인 금을 영국은행(BOE)에 위탁해 보관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