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빈곤 덮친 최악 추위에 160여 명 사망

김정인 tigerji@mbc.co.kr 입력 2023. 1. 27. 17:31 수정 2023. 1.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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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

15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 2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눈 덮인 들판에서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석탄이나 나무를 살 여유가 없어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 태우고 있는 겁니다.

한 아이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가난을 겪고 있어요. 플라스틱을 모아서 태우기 위해 집으로 가져갈 건데요. 이번 겨울은 너무 춥네요." - 모하마드 쿠스

아이들과 얼어붙은 손발을 녹이고 있는 샤지아 씨. 이번 겨울 2명의 자녀를 잃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34도까지 내려갔다고 전했는데요.

불을 피우며 얼어붙은 손과 발을 녹여봐도, 추위를 물리치기는 어렵습니다.

샤지아는 이번 겨울 강추위에 두 자녀를 잃었습니다.

"두 달 전 추운 날씨로 두 명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금요일에 한 명, 토요일에 한 명을요"

아쇼우르 알리 씨와 자녀들. '연료와 식량을 살 수 없는 상황'

최악의 겨울‥160명 이상 숨져

최악의 경제난에 강추위까지 덮치면서 주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아프간 당국은 최악의 겨울을 보내며, 지난 10일 이후로 무려 162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중 84명은 지난 한 주 동안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불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쇼우르 알리는 "이번 겨울은 극도로 추운데 석탄을 살 수 없었다"며, 자신이 가게에서 번 돈으로는 더는 연료나 식량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른 아침 기도를 마치고 가서 불을 태우기 위해 무언가를 모으는데, 이게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아이들은 배고프고 목말라 합니다. 애들이 추위 때문에 잠에서 깨고 밤부터 아침까지 울고 있어요."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겨울 수천 명의 아이가 감기와 영양실조로 인한 폐렴과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부모들은 따뜻한 병원에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올 때마다 증상이 또 나타나서 병원을 계속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식량과 땔감이 없다 보니, 나을 만하면 또 아픈 상황에 놓여 있는 겁니다.

"600만 명이 기근의 문 두드렸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사무차장은 "아프가니스탄의 겨울이 모든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600만 명이 기근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의 경제는 재작년 이후 붕괴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전에는 외국 원조에 의존해왔는데, 지난 2021년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고 물가는 폭등한 겁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국제구호단체들이 탈레반의 비정부기구 내 여성활동 금지 조치에 반발해 활동을 중단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간에서 인도적 위기를 경험하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2천8백만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아프간 인구의 97%가 올해 빈곤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정인 기자(tigerj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world/article/6449482_361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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