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류현진의 뒤를 이을 대박 잠재력… 한화를 시끄럽게 만들어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하위권 팀들의 오프시즌 당면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러 긍정적인 이슈를 만들어내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 희망은 시즌 초반의 기대감이나 관중 동원으로 이어진다.
근래 하위권에 처져 있으면서도 별다른 희망적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한 팀이 한화다. 특히 2022년의 경우 전년도 성적이 최하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전력 보강으로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은 조금 다른 기미가 보인다. 팬들이 희망을 가지고 경기장이나 TV를 지켜볼 수 있는 몇몇 요소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종 성적과 별개로 이는 분명히 큰 차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차례로 영입하며 나름의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 또한 이들 못지않게 팬들의 큰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1차 지명자였던 문동주(20), 그리고 올해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서현(19)이 그들이다. 이중 문동주는 지난해 뚜렷한 가능성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당장의 기대치가 더 크다.
고교 시절부터 건장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시속 150㎞ 중반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큰 재능이었던 문동주는 부상과 미래를 내다본 구단의 집중 관리로 지난해에는 1군 13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시즌 막판 가진 세 차례의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한화 팬들의 한가닥 위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3일 SSG전은 문동주의 감격적인 1군 첫 승이자, 이 거대한 재능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선수 개인으로나 구단으로나 의미가 컸다. 5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는 물론, 세부적인 내용에서도 문동주가 점차 1군에서 싸울 수 있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문동주는 강력한 패스트볼은 물론 다양한 변화구까지 선보이며 완성형 선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날 문동주의 포심패스트볼(26구) 평균구속은 시속 152.8㎞에 이르렀다. 8개의 탈삼진 중 3개가 패스트볼에서 나왔다. 여기에 평균 151㎞의 투심패스트볼(14개)을 섞었다.
포심과 투심의 익스텐션 및 릴리스포인트는 일정했다. 평균 153㎞를 때릴 수 있는 흔치 않은 재능이 한화에 탄생했음을 직감할 수 있는 구위였다. 여기에 총 24개를 던진 커브가 이 패스트볼과 기막힌 짝을 이루며 SSG 타자들의 헛손질을 유도했다. 이날 4개의 탈삼진이 평균 125㎞의 뚝 떨어지는 커브에서 나왔다. 평균 135.1㎞의 슬라이더(11구), 평균 136㎞의 체인지업(5구)까지 총 5가지 구종을 소화했다.
릴리스 포인트는 각 구종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179~181㎝ 정도를 꾸준하게 유지했다. 경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큰 흐트러짐은 없었다. 2군에서 오랜 기간 담금질을 한 문동주의 밸런스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긍정적인 신호라고도 볼 만했다. 제구는 아직 자신의 성이 차지 않았을 법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구위로 상대 타선을 누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 큰 그릇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였다. 가르침과 경험을 쑥쑥 빨아들이는 듯한 학습력에도 호평이 잇따랐다.
그런 문동주는 2년차를 맞이해 본격적인 발진을 노린다. 차세대 에이스의 재질을 확인한 팬들의 시선도 계속 쏠릴 것이 분명하다. 문동주는 지난해 1군에서 28⅔이닝을 던졌고, 올해도 신인상 자격을 유지한다. 한화의 마지막 신인상 수상자는 2006년 류현진, 그 전은 2001년 김태균이었다. 두 선수는 모두 대선수로 성장했다. 올해 한화는 물론 KBO리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이 루키가 걸출한 선배들의 뒤를 밟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문동주는 한화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시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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