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블랙핑크 사진 찍어줬다 혼쭐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3. 1.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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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저항 거센 시점에
부인 관련 자선콘서트 참석
블랙핑크 등 셀럽 사진 찍어
"국민 화났는데 대통령은 웃나"
가시 돋친 야유 댓글 봇물
블랙핑크의 '사진사'로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인스타그램 캡처】

걸그룹 블랙핑크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자선 콘서트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이 블랙핑크와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팝스타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주기도 했는데 프랑스 네티즌들은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연금개혁 추진으로 다들 화가 난 상황에서 대통령 혼자 즐거워 보인다는 것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파리 19구 빌레트 공원 내 제니스 공연장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콘서트는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자선단체가 주최했다. 블랙핑크는 이 자리에서 정규 2집 타이틀곡 '셧다운(Shut Down)'을 불렀다고 한다. 마크롱 여사는 지난해 12월 블랙핑크의 파리 공연장에서도 목격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블랙핑크는 행사장에서 마크롱 여사를 만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 등과 함께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블랙핑크로서는 자신들의 '월드 클래스' 유명세를 입증한 기회였지만 불똥은 엉뚱한 곳에 튀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석 브랜드 티파니&코의 알렉상드르 아르노 부사장이 행사가 끝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발단이 됐다. 사진에는 블랙핑크 멤버들과 미국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가 그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누군가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사'의 뒷모습은 다름 아닌 마크롱 대통령이다. 아르노 부사장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사진 찍는 사람 뒤통수에 마크롱 대통령의 SNS 아이디인 '@emmanuelmacron'이라는 태그를 달기까지 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 본인은 윌리엄스와 단둘이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는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특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은 안전한 장소로 남아야 한다"며 "예술가 여러분, 함께해 주시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했다. 이어 윌리엄스를 향해 "당신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후 게시물에는 "대통령은 프랑스인들을 돌보라" "국민들은 화가 났는데 대통령은 웃고 있다" "윌리엄스에게 연금을 받으려면 67세까지 노래해야 한다고 말한 건가?" 등의 가시 돋친 야유가 댓글로 달리기 시작했다. 대체로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대통령치고는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불만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마크롱 정부는 오랜 세월 '연금 천국'에 적응된 국민들을 상대로 연금개혁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현행 62세인 정년과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4세로 동시에 늘리는 것이다. 빨리 은퇴해 노년을 즐기는 것이 꿈인 프랑스인 대부분은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주요 노동조합들은 지난 19일 1차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는 31일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1차 파업 당시 전국 곳곳에서 열린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는 112만명의 군중이 모인 것으로 프랑스 정부는 추산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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