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7.2조, 현대차 9.8조···현대차그룹 올해 ‘영업익 20조’ 노린다
기아·현대차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고금리·고물가 겹쳐…소비 심리 관건
기아가 지난해 7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10조원에 육박한 현대자동차와 함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신기록을 써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경기침체, 고금리 같은 악재가 겹쳤다. 또 세타2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 결함 대응 비용이 늘어났다. 지난해에 현대차그룹이 세타2 결함 대응 비용으로 쓴 돈만 2조9000억원이 넘었다. 올해 지난해 수준의 영업실적만 내더라도 ‘영업이익 20조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아는 27일 컨퍼런스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6조5590억원, 7조2331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분기 기준 최대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21년 동기보다 123.3% 늘어난 2조6243억원이다. 매출액은 34.8% 증가한 23조1641억원이다. 분기 기준 기존 매출 최대 실적은 지난해 3분기 23조1616억원이었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2조2340억원이었다.
기아는 지난해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고가 차량 중심의 마케팅이 먹혀들어서다. 기아는 지난해 290만1849대를 판매했다. 2021년 대비 4.5% 늘어난 판매량이다. 이때 매출액은 23.9%, 영업이익은 42.8% 증가했다. 판매량 신장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기아는 미국 등지 해외에서도 ‘제값받기’ 정책이 유효했다고 판단했다. 상품성과 브랜드 신뢰도가 상승하면서 가능했다.
기아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도매 판매량 320만대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전기차는 전년 대비 57%가량 증가한 약 25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은 “권역별 시장에서 수요가 조금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물량 요청이 많다”며 “사업계획 물량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정성국 상무는 “경쟁사 가격 인하로 인한 경쟁 격화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물량 소화에 큰 영향은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최근 테슬라가 미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까지 할인하는 등 가격을 잇달아 내린 조치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뜻이다.
게다가 기아는 지난해 3분기에 세타2 결함 대응 비용으로 1조5400억원을 쓰고도 최대 기록을 써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 역시 1조3600억원을 세타2 결함 대응 비용으로 지난해 3분기에 지출했다. 세타2 결함 대응에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그룹 입장이다. 즉 올해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면 현대차와 기아가 합쳐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아와 현대차가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 목표는 20조원 이상이다. 기아는 9조3000억원을, 현대차는 성장률만 제시했지만 추산하면 11조원 수준이다. 양사를 합쳐 20조3000억원을 넘기겠다는 각오다.
다만 올해 자동차 시장 상황은 만만하지 않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한국,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의 자동차 소비 심리는 계속 위축되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는 물론 자동차 구매에 최대 변수 중 하나인 금리가 크게 오른 상태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이 이날 발표한 자동차 구매의향지수를 보면, 소비자들의 지갑은 점차 닫히고 있다.
딜로이트는 미국, 영국, 한국을 포함한 24개국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 내 차량 구매 계획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100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 구매의향지수를 산출했는데,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100 안팎을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급격히 떨어져 12월에는 70.5까지 내려앉았다. 글로벌 소비자 지수도 지난해 상반기 100을 기준으로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지난해 말 84.8으로 떨어졌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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