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마디에...잘 나가던 금융지주株 급브레이크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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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 기대감으로 고공행진하던 은행주가 정부의 대손충당금 확대 요구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4% 하락한 5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은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23.74% 상승했지만 이날 상승세가 꺾였다. 전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하나금융지주도 2.45% 하락했다.

은행주는 배당 확대 기대감에 올들어 강세를 보였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달 초 7개 은행지주에 주주서한을 보내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을 공식 요구하면서 은행주는 급등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5일 주주총회 안건을 사전 공개했다. 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 이익은 전액 주주 환원, 당기순이익의 최소 50% 주주 환원 등이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다음달 9일까지 은행지주들이 자본배치·중기주주환원 정책 등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3월 주주제안권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필요시 은행에 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은행의 배당 확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6일 금융위원회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상반기 중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평가 결과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계획이다.

은행지주가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게 되면 주주들이 요구하고 있는 배당 확대에는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은행 순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대신 대손준비금 등으로 쌓아놓게 되기 때문이다. 대손준비금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배당은 불가능해 재무재표상으로는 배당가능이익의 감소 요인이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금융위 개정안이 시행되면 은행지주가 금융당국 눈치를 보게 돼 적극적인 배당 확대에 나서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가 거센 만큼 은행들의 배당성향은 30%까지 상향될 수 있어 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은행의 평균 배당성향은 25%로 해외 은행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해 이익에 대한 배당성향이 28~30%로 상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친화 정책의 차이는 확실한 주가 차별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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