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동학개미 '정·주·영'으로 점프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3. 1. 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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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도전하는 유망 종목 골라볼까

치아 임플란트 업체 덴티움 주가가 지난 25일 장중 12만원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가로 치솟았다. 2017년 3월 15일 코스피에 데뷔한 덴티움은 상장 초기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관투자자들이 덴티움의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투서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투척했다. 당시 책정된 공모가는 3만2000원으로,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기관들이 덴티움 회계를 못 믿겠다고 하면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던 것이다. 국내 임플란트 기술력을 믿은 투자자들에게 낮은 공모가는 '역발상 저가 매수'의 기회였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 공모가 밑(3만2000원대)까지 하락했던 덴티움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상승 동력은 실적이었다. 2020년 396억원이었던 덴티움 영업이익은 2021년 699억원, 2022년 1244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예상된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사그라들자 '먹고사는 문제'인 치아 복원 수요가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빅테크 주식조차도 미래 성장성은 중국에서 찾는데, 덴티움은 중국에서 그 수요가 미국 기술주만큼이나 탄탄하다.

중국의 치과용 임플란트에 대한 물량기반조달(VBP) 제도 시행도 덴티움과 같은 국내 임플란트 주식에 호재다. VBP는 중국 정부가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임플란트 등 의약품을 대량 구매하는 제도다. 작년 12월 중국 쓰촨성 의료보장국에서 임플란트 VBP에 입찰한 덴티움의 가격 상한선은 794위안으로, 기준선 대비 20%나 낮다. 이 정도로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중국 내 업체는 단 두 곳(대신증권 추정)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에서 돈 잘 버는 덴티움은 2020년부터 배당도 주기 시작했다. 당시 주당 200원에서 출발해 2021년 250원, 2022년에는 272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탄탄한 실적과 꾸준한 주주 환원이 소문나자 외국인은 덴티움 주식을 최근 5거래일(1월 17~25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신고가 따라잡기' 투자자들은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도 주목하고 있다. 사모펀드까지 이 주식을 노리면서 지분 매집 경쟁이 불거져 그야말로 주가에 불이 붙었다. 2021년 8월의 최고가를 이달 25일 다시 뛰어넘었다. 이 회사는 2006년 중국 임플란트 시장에 뛰어들었고, 2021년 중국 매출은 2254억원이 됐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가 넘는다. 2022년 매출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20.8%로 추정되는데, 이는 덴티움(34.4%)보다 낮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 현지 영업 인력을 크게 늘리고 이들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중국에 '진심'이어서 판매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중국이 한국 업체에 대해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현지 '민심'을 잡겠다는 장기 포석이다. 2020년 981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다음해 1433억원, 지난해 2202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다. 배당금은 최근 2개년 연속 주당 300원으로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적 외에 지분 경쟁이 연초부터 주가가 폭등한 주된 이유다.

강성부펀드(KCGI)가 이 회사 지분을 5.6%에서 6.6%대로 늘렸다. 이에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지분율 20.6%)이 펀드 연합과 손을 잡았다. 여기서 펀드 연합은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를 뜻하는데 이들이 최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백기사는 오너 측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들어왔을 때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우호적인 주주를 말한다.

다만 이들 임플란트주는 모두 회계 부정 시비가 있었고 직원 횡령, 오너의 낮은 지분율과 같은 투자 위험이 존재한다.

삼천리 역시 실적 급증이 신고가로 이어진 사례다. 삼천리는 과거 '자전거' 브랜드가 아닌 '도시가스' 업체다.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20일 48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영업이익은 2022년 들어 반짝였다. 2021년 영업이익 700억원에서 2022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1396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가 남았는데도 이미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단기 실적 급등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안정세로 돌아섰고 삼천리가 가진 수소 사업은 중장기 사업으로 아직 실적이 미미한 편이다.

JB금융지주는 배당 확대 기대감이 최근 외국인의 23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연결되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779억원에 달한다. 지난 20일 사상 최고가인 1만850원을 찍은 JB금융지주는 금리 인상 효과로 꾸준히 순이익이 늘자 이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주당 300원이었던 배당금이 2022년 예상 기준 701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8%를 넘나들던 배당수익률은 연초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20일 기준 5.55%로 낮아진 상태다. 순익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3% 수준으로 신한지주(26%)에 못 미쳐 다소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서도 실적 증가와 중장기 성장동력, 주주 환원 확대 등의 호재가 있는 종목은 신고가를 쓰고 있다. 이미 사상 최고가를 쓴 주식은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지만, 실적 급등의 잠재력을 보유한 종목은 할인된 가격으로 사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국내 상장사 280곳을 분석했다. 2022년과 2023년 예상 영업이익을 비교해 1년 새 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코스피보다 낮은 종목으로 추렸다. 이익은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값이며, 코스피 PER는 12.35배다. 여기서 걸러낸 종목 PER는 이보다 낮아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배당까지 주는 종목으로 범위를 좁혀 보니 한국조선해양, 넥센타이어, 한국카본, 엠씨넥스, 토비스 등 5곳이 나왔다.

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의 조선해양사업부문 중간지주사다. 보유 현금 3조6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놨다. 국내 조선사들은 미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액화천연가스(LNG)선에 주목하면서 미래 선박 기술 개발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원천 기술이 있는 해외 업체들에 기술료를 지불하느라 국내 조선 업체들의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 R&D 투자비는 향후 실적 상승과 주가 대박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조선해양은 2020년에 852억원, 2021년에 925억원, 작년에는 1000억원이 넘는 돈을 R&D에 썼다. 특히 작년에 3781억원의 영업적자에도 R&D를 지속했고, 올해는 8910억원의 이익이 예상되므로 R&D 투자 여력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예상 PER는 8.7배이며 올해 배당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8만8000입방미터(㎥)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2408억원)을 체결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그동안 급등했던 물류비가 발목을 잡았던 넥센타이어는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의 운송 비용을 가늠할 수 있는 해상운임지수는 작년 1분기에 고점을 찍었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가 21%에 달했다. 물류비 비중이 최근 10%대로 내려오면서 넥센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은 143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타이어 회사의 PER는 6.72배로, 코스피의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 2019~2021년 3개년 연속 주당 배당금은 105원에 고정돼 있다. 2022년 기준 배당금은 106원으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카본은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LNG 관련주로 묶인다. 이 회사의 LNG 보랭재 수주잔액이 매년 사상 최고 기록을 쓰고 있다. 천연가스를 액화하려면 섭씨 영하 162도로 냉각해야 한다. 액화한 LNG를 저장하기 위해선 보랭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한국카본의 기술력이 독보적이다. 2018년 3억4726만달러였던 보랭재 수주잔액은 2021년 말 6억8632만달러로 급증했다. 이 같은 수주 증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LNG 운반선과 LNG 추진선 등 LNG선의 발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LNG선은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독과점하고 있다. 한국카본은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고객들의 선박 수주 덕분에 한국카본 영업이익은 작년 275억원에서 올해 684억원으로 1년 새 14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주당 배당금 180원에서 다음해 150원, 2022년 기준 100원으로 낮아지는 추세는 배당 투자자에게 아쉬운 부분이다.

카메라모듈 업체 엠씨넥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작년(147억원) 대비 15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상장사는 모바일 분야에선 흔들림 보정 방지 카메라를, 전자장비 부문에선 자율주행차용 센싱 카메라 보급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휴대폰용 카메라가 80%, 자동차용이 20%로 양분돼 있다. 엠씨넥스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잘나가야 동반 성장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에는 갤럭시S23에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에는 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K9에 카메라를 납품하고 있다. 탄탄한 고객을 바탕으로 엠씨넥스 주가는 2021년 2월 5일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향후 신고가 도전은 이 회사가 추진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작년 말 엠씨넥스 이사회는 UAM 업체 '켄코아에비에이션'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이 업체 주식 20만주(지분 5.85%)를 사들이며 UAM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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