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조직개편 내홍 수습 이달 내 마무리될까

고재원 기자 2023. 1. 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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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이끈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에 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조직 개편으로 불거진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항우연에 따르면 이 원장과 조직개편에 문제를 제기했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조직개편 갈등의 핵심 쟁점인 조직장의 '권한'을 두고 이달 내 논의를 이어왔다.

고 본부장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외에 항우연 발사체연구소 내 '고도화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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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과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등이 누리호 2차 발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이끈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에 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조직 개편으로 불거진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월 내 갈등을 봉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7일 항우연에 따르면 이 원장과 조직개편에 문제를 제기했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조직개편 갈등의 핵심 쟁점인 조직장의 ‘권한’을 두고 이달 내 논의를 이어왔다. 

항우연은 지난해 12월 조직을 개편했다. 항우연 내 발사체연구소를 새로 설립하고 누리호 추가발사를 통한 고도화 사업을 맡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과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맡을 ‘차세대발사체 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으로 구성한다는 게 골자였다. 

고 본부장은 새 조직개편으로 조직의 장들이 사업 성패에 대한 책임만 지고 ‘권한’을 가질 수 없다는 문제제기를 해왔다. 문제로 거론된 권한은 인사 평가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은 조직개편으로 ‘팀’ 형태를 없애고 인사 평가권이 없는 임무리더(TL)가 기존 팀장 역할을 대신 하도록 했다. 팀장처럼 팀의 프로젝트를 조율하고 이끄는 역할이다. 이미 항우연 내 항공이나 위성 개발조직에선 시행되고 있다.

항우연은 TL 제도를 조직 효율성 확보를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한정된 인원들이 소속 연구조직에 관계없이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TL 제도 하에선 특정 연구조직 수장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특정 연구원에 대한 평가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 다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수장의 평가도 반영할 수밖에 없고 프로젝트 조직별로 이뤄지는 상대평가 기준에 맞춰 평가 대상자 평가등급 비율까지 모두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연구원 1명의 평가를 조정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모든 평가를 뒤집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고 본부장이 사업 담당자로 책임만 지고 권한이 없다는 얘기를 하게 된 것”이라며 “인사 평가권을 가진 팀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사라질 것이라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 본부장이 그동안 이끌어온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올 6월까지 존속한다. 고 본부장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외에 항우연 발사체연구소 내 '고도화사업단' 단장을 맡고 있다. 고 본부장은 '고도화사업단' 아래 팀 구조의 조직을 갖춰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팀 구조의 조직 개편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오는 5월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적, 절차적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제를 변경하는 것은 과기정통부나 기획재정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의 검토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조직개편 방향이 조직 운영 효율화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대신 고 본부장에게 TL의 역할에 인사 평가권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고 고 본부장은 제안에 대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누리호 3차 발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고 본부장과 계속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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