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지난해 영업이익 7조 돌파 “또 사상 최대 실적”(상보)
영업익 7.2조...영업이익률 11.3% ‘사상 최대’
4분기 매출·영업익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차량 판매 증가와 믹스 개선, 환율 효과 덕”
[이데일리 박민 기자] 기아(000270)가 지난해 86조원이 넘는 매출과 7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와 제값 받기, 고환율 반사이익 등의 효과에 힘입어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전년도에 세웠던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기아는 27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86조5590억원을 기록하면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조 2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앞서 전날 현대차도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42조 5275억원, 영업이익 9조 8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47.0%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형제기업인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기아 관계자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가용 재고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고,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절감 등으로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며 “여기에 우호적 환율이 지속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23조1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나 올랐다. 영업이익은 2조6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23.3%나 급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 또한 사상 최대인 11.3%를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큰 폭의 매출 확대와 환율 효과로 전년 대비 2.5%p 개선된 77.7%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도 대부분의 비용이 증가에도 높은 매출액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10.9%를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4분기 매출 증가 배경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와 대당 판매가격 상승과 함께 우호적 환율 효과가 주효했다”며 “영업이익은 재료비 등 각종 비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고사양ㆍ고가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및 가격 상승 효과, ‘제값받기’ 정책에 따른 큰 폭의 인센티브 절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글로벌 차량판매 73만259대..12.7%↑
지난 4분기 차량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73만 259대(도매 기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4만 5768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13.2% 증가한 58만 4491대 등이다.
국내 판매는 신형 니로의 신차 효과와 더불어 부품 수급 개선으로 인한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SUV 차종의 판매 증가, 반도체 부족 영향이 컸던 전년의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러시아 판매 중단 영향이 지속됐지만, 인도 공장 3교대 전환에 따른 물량 증가, 카렌스(인도)ㆍ신형 스포티지의 신차 효과가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공급 확대로 대기 수요를 일부 해소하며 대부분의 권역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특히 4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 효과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증가한 12만 1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3.3%p 상승한 17.0%를 달성했다. (이하 소매 판매 기준)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가 7만2000대(전년 대비 86.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만 8000대(0.5%↑) △전기차가 3만1000대(16.4%↓)를 기록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각각 △국내 29.6%(전년 동기 27.5%) △서유럽 40.1%(전년 동기 36.4%) △미국 13.7%(전년 동기 7.4%)를 기록하는 등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던 것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도 지속됐다. 전기차 판매량 중 서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21년 4분기에는 60.2%에 달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비중이 45.8%로 줄었다. 대신 국내 비중이 32.1%까지 올랐고 미국 13.0%, 신흥 시장 등의 기타 지역도 9.0%를 기록하는 등 각 지역에서 고른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자동차 시장에 고금리ㆍ고물가에 따른 수요 둔화 및 국제적 긴장 상황 지속 등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관계자는 “고수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지속적인 판매 믹스 개선과 신차 EV9 출시 등 상품력과 브랜드력 개선을 바탕으로 한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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