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주사로 체중 20% 감량"…비만약 '게임체인저' 국내 상륙 준비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3. 1. 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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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위고비'·릴리 '마운자로' 작년 말부터 국내 임상3상 시작…기존 비만약 효과 능가
미국서 당뇨 이어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았거나 심사 중…연내 국내 출시는 어려울 수도
ⓒ News1 DB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이른바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일으킨 신약들이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커 비만 치료제로도 처방 가능한 약물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지난해 10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성인에서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에 대한 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의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임상3상을 허가받았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촉진 폴리펩티드)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약물이다. 주 1회 투약하는 주사제로, 미국에서 지난해 5월 당뇨약으로 허가받아 출시됐다. 그런데 임상시험에서 기존 비만 치료제를 뛰어넘는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돼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전 세계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3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등에서 환자 60명이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처음부터 비만과 과체중을 적응증으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은 2027년 10월까지 주 1회 간격으로 약 5년간 피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마운자로와 위약의 효과를 비교·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앞서 공개된 임상시험에서 마운자로는 20% 가까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했다. 기존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의 5~10% 감량 효과를 크게 능가해 비만 치료제의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3분기에만 미국과 일본에서 1억8700만달러(약 229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하면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라이릴리는 2023년 전 세계 마운자로 매출 규모가 302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는 마운자로가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GLP-1 계열 당뇨약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도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당뇨뿐 아니라 비만 치료제로도 이미 2021년 6월 승인돼 '살 빠지는 당뇨약' 돌풍을 일으켰던 약물이다. 임상에서 자기 체중의 약 15% 감량 효과를 나타내 수요가 크게 늘면서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부족 사태까지 겪었다.

위고비는 차차 생산을 늘려 오는 2030년에는 300억~500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0월 21일 식약처로부터 과체중 또는 비만 대상자에 위고비 피하주사 2.4㎎을 주 1회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시험하는 임상3a상을 허가받아 진행 중이다. 마운자로와 마찬가지로 위고비 임상시험 또한 총 3400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시험이다.

국내에선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경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130명이 참가한다. 임상시험은 2024년 10월 완료 예정이다.

◇임상시험 후 품목허가 심사 고려하면 올해 출시는 미지수

다만 두 치료제 모두 올해 안으로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국내에 출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국내 임상시험 결과가 따로 나온다면 올해 안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할 순 있겠지만 이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16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공개한 보고서 '한국의 신약허가 기간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2011~2020년 국내 신약 허가기간은 평균 314일이 걸렸다.

예외적인 상황으로 최근 식약처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도입 당시 기존 허가심사 처리 기간인 180일 이상을 4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힌 적은 있다. 즉, 보통 180일은 걸린다는 얘기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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