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 ‘징크핑거’의 부활… AI 만나 유전자 치료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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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등장으로 사라진 기술로 평가받던 징크핑거 유전자 편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필립 교수는 "징크핑거는 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며 "다만 DNA가호작 아닌 다른 분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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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 ‘징크핑거’, 단점 보완하는 기술 개발해
인체 단백질 사용해 안전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할 수 있어
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등장으로 사라진 기술로 평가받던 징크핑거 유전자 편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인 덕이다.
김 필립 미국 텍사스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달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네크놀로지’에 “AI 기반의 설계 기술로 징크핑거 단백질을 만들면 유전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징크핑거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단백질과 DNA를 자를 수 있는 효소를 연결해 만든 1세대 유전자 가위다. 징크핑거 단백질 하나는 3개의 DNA 염기서열을 인식하는데, 3~6개 단백질을 연결해 총 18~36개의 염기서열을 읽도록 만든다. DNA 염기서열을 읽기 위해 가이드 리보핵산(RNA)을 이용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가장 다른 점이다.
징크핑거는 단백질을 이용해 자르고 싶은 DNA 염기서열을 찾기 때문에 정확도와 편의성이 떨어진다. 아직 단백질과 DNA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필요한 단백질의 합성도 큰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서 쓰는 RNA는 DNA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모두 밝혀졌고, RNA 합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적은 편이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AI 기술을 도입해 징크핑거 단백질의 정확도를 높이고, 설계를 간단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징크핑거 단백질의 특징적인 구조를 갖는 새로운 단백질 490억 개를 만들고, 단백질과 단백질, 단백질과 DNA 사이의 상호작용을 시뮬레이션해 AI에 학습시켰다.
징크핑거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학습한 AI 모델은 최근 뛰어난 언어 생성 능력으로 주목받는 챗GPT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자연어 처리에 특화된 챗GPT를 이용해 단백질의 아미노산 염기서열을 문장 형식으로 학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DNA 염기서열에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만든 단백질은 원하는 DNA 염기서열에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했다. 1세대 유전자 가위로 쓰던 징크핑거 단백질은 목표 유전자의 발현을 12% 줄이는데 그쳤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AI로 설계한 단백질은 50~70%의 발현을 줄여 높은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징크핑거는 사람이 가진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세균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 최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이 시작되고 있는데,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상가모테라퓨틱스는 2018년 징크핑거를 이용해 헌터증후군 유전자 치료제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 결과에 따르면 징크핑거 치료제를 투약했을 때 헌터증후군의 진단 기준인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수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시험은 사람의 몸 안에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세계에서 첫 번째 임상시험이었다.
김 필립 교수는 “징크핑거는 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며 “다만 DNA가호작 아닌 다른 분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Biotechonology, DOI : https://doi.org/10.1038/s41587-022-016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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