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벗어난 中, 영화관부터 해외 여행까지 인파 몰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하고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그간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폭발하면서 중국 내 명소에 인파가 모여들었다. 가까운 영화관에 사람들이 몰렸고 해외 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의 중국 내 호텔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중국 내 영화 티켓 판매는 3분의 1 이상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마지막 설 연휴인 2019년 설 기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춘제 연휴 둘째날인 지난 22일 중국 수도 베이징 난뤄구샹에서 중국인들이 연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마카오의 방문객은 같은 기간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 JD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 3년간 억제 되어 온 소비 욕구로 인해 이같은 급등현상이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전과 같은 회복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2020년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 팬데믹은 중국의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강력한 규제책을 만들어냈다. 중국 당국은 중국 내 각 명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게 했고, 물자 및 소비자의 이동을 강력하게 봉쇄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내 소비는 전년대비 0.2% 감소하면서 중국의 전체 성장률을 3%대로 끌어내렸다. 이는 중국 성장률 역사상 최저치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7일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대거 철회했다. 이후 여행 제한을 풀고 입국 때에도 방역 차원의 격리조치를 없앴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여행 제한이 풀린 이달 초 외국행 항공권 구매는 200% 늘어났다. 다만 중국 관광업계에서는 자국민의 외국행이 증가했음에도 예상했던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쇼핑객들의 명품 소비가 외국이 아닌 중국 현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렀고, 지난해 중국의 은행 예금에 2조5000억달러 이상이 예치된 것을 근거로, 중국내 소비가 크게 증가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인 노무라홀딩스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와 아파트 등 고액 품목에 대한 지출은 여전히 억제된 상태라 소비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1.8% 올랐다. 이는 전월인 11월의 1.6%보다 다소 늘어났으나, 2021년 연간 CPI 상승률인 2.0%에는 못미치는 수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CPI 상승률을 3% 이내로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