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개혁 늦춘 대가… 국민연금 2055년 고갈, 2년 더 빨라져

김경은 기자 2023. 1. 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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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재정 추계 시산 결과 발표
5년 새 보험료 인상 부담 26% 증가
기금 소진 2년 더 앞당겨져
전병목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위원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5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 시산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적립 기금이 오는 2055년이면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27일 ‘국민연금 재정 추계 시산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는 향후 70년간 재정의 장기 추이를 전망하는 것으로, 2003년부터 5년마다 재정 계산을 실시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올해 5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이 기존보다 2년 더 앞당겨진 2055년으로 도출됐다. 지출이 수입(보험료 수입 + 투자 수익)을 웃도는 수지 적자가 발생하는 시점도 2042년에서 2041년으로 1년 더 당겨졌다. 5년 전 4차 추계에서도 재정 고갈 시점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지고 기금 적자 시작 연도는 2042년으로 2년 앞당겨졌는데, 지난 5년간 세계 최저로 급감한 저출산 쇼크에 고령화 심화와 코로나 충격이 더해지면서 기금 고갈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이다.

앞서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4차 재정 추계를 통해 미래 기금 소진을 예측하고도 연금개혁을 거부한 대가로, 5년 만에 보험료율 인상 부담은 폭증했다. 국민연금 재정 안정을 위한 보험료율 수준이 4차 추계 당시 16.02%에서 이번엔 17.86%로 올라갔다. 5년 전 개혁했더라면 현행 보험료율(9%)에서 7.02%포인트만 올리면 됐으나 지금은 8.86%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 그에 따라 인상 부담이 26%가량 폭증했다.

기금 소진 뒤 미래 세대가 연금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매년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율은 최대 35%(2078년)까지 늘어났다. 기존에는 30% 정도였는데 폭증한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보여주는 제도부양비는 2078년 143.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한 성인 가입자 4명이 노인 수급자 1명을 부양하고 있는데, 미래에는 성인 4명이 노인 6명꼴로 부양해야 해서 부양 부담이 6배로 급증한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도 연금개혁을 미루면 후세대에 더는 감당하기 힘든 빚을 물려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추계에서는 2020년 0.84명 수준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을 반영해 2050년 이후 장기 합계출산율 전망을 기존 1.38명에서 1.21명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실질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최저 0.5%에서 0.2% 수준(2061~2070년 기준)으로 낮춰 잡았다.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최근 벌어진 출산율 쇼크와 코로나 사태 등을 반영해 5년 전 추계에서 맞지 않는 부분들을 걷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국회 연금개혁특위 논의에 맞춰 법정 5년마다 그 해 3월까지인 추계를 이번에 시산 형태로 1월에 앞당겨 잠정적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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