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영암민속씨름단 ‘존폐 기로’…성적도, 인기도 좋은데 왜?”

윤주성 입력 2023. 1. 27. 13:26 수정 2023. 1. 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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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설날 장사 대회서 영암 씨름단 4체급 중 3체급 석권...지역민 관심 커"
"영암 민속씨름단 1986년 창단...현대삼호, 팀 해체 결정으로 영암군이 인수"
"광주전남 지자체 중 유일하게 민속 씨름단 운영...단체전 7회 우승 등 실력 과시"
"열악한 재정 여건 속 씨름단 창단 공론화 미흡 주장 제기...이르면 다음 달 초 존폐 결정"
"씨름 대회 전국 생중계로 영암 농산물 등 홍보 효과...분위기는 긍정적"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TRnAD-3Uwh0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영암에서 4년 만에 설날 장사 씨름대회가 열려서 지난 24일 폐막했는데요. 영암군 씨름단이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김대영 리포터에게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목포KBS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영암 민속씨름단이 이번 대회에서 4체급 가운데 3체급을 석권했네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씨름의 선도주자인 영암군 민속 씨름단이 이번 설날 장사 씨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씨름대회는 140kg 이하 백두장사와 105kg 이하 한라장사, 90kg 이하 금강장사 등으로 나뉘는데요. 19일부터 지난 화요일까지 영암읍에 위치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설날장사 씨름대회에서 영암 씨름단 소속 김민재 선수가 백두장사 결정전에 문경새재 씨름단 오정민 선수를 3:0으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습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단오대회에서 생애 첫 백두장사에 오른 김민재는 개인 통상 두 번째 백두장사에 등극했는데요. 씨름은 경기 휘슬이 울리고 순식간에 승부가 갈립니다. 힘과 기술 찰나의 판단력이 좌우하는 씨름판의 묘미인데요.

◆ 김대영: 그리고 한라장사에서는 영암씨름단 차민수 선수가 용인 특례시청 박민교 선수를 3:0으로 제압해 개인 통상 네 번째 장사 꽃가마에 올랐고요. 영암씨름단 최정만 선수는 금강장사 결정전에서 수원특례시청 문형석 선수를 3:2로 꺾어 금강장사에 등극했는데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번 씨름대회는 전국 19개 팀 270여 명의 장사와 올해는 7년 만에 신생팀도 참가했습니다.

◇ 윤주성: 4년 만에 영암에서 열린 경기인 만큼 지역민의 관심도 뜨거웠겠어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영암에서 열린 씨름대회다 보니 지역민의 관심이 컸습니다. 특히 영암군민은 씨름대회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며 일부 군민들은 선수단 이름까지 외우고 팬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암군 이인경 씨의 목소리 들어보시지요.

-(인터뷰): 관심 있어요. 영암군에서 하니까 아무래도. 옛날 현대삼호중공업에서 키웠잖아요. 감독님도 좋아하고요. 코치님도 좋아하고 TV에 많이 나오시잖아요. 당나귀 귀 거기에 재방송 유튜브로도 많이 보고 그러거든요. 여기 살다 보면 돌아다니시더라고요. 편의점에 커피 사러 오시기도 하고 다들 멋있으시던데요. 요즘 씨름 선수들 우리 생각하는 어렸을 때 덩치 크고 뚱뚱하고 그런 거 생각했잖아요. 요즘은 호리 호리 늘씬하니. 우리 전통을 지켜주는 게 좋은데 지금 많이 없잖아요. 그게 너무 아쉽고. 영암군에서 이걸 하고 있으니까 좋아요.

-(인터뷰2): 씨름 경기 했는데 보러 가셨나요?

-(인터뷰): 저는 가게 보느라 못 갔어요. 못 가고 주변 분들은 가신 것 같아요. 사장님이 그러셨어요. 보고 오셨더라고요. 잘 보셨냐고 했더니 못 들어가고 쫓겨나서 왔다고 그러시더라고요.

◆ 김대영: 그러니까 씨름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이미 객석이 만석이라 일부 지역민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윤주성: 영암군 민속씨름단은 언제 창단했습니까?

◆ 김대영: 40여 년 전입니다. 1986년 현대 코끼리씨름단으로 창단했는데요. 당시 현대 코끼리씨름단은 2005년 1월 운영사가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바뀐 뒤 조선업 불황으로 2016년 팀 해체를 결정했습니다. 그때 현대삼호중공업 소재지인 영암군이 씨름단 인수에 나섰는데요.

사진 출처: 영암 군청


영암군은 2016년 12월 조례를 제정하고 광주전남 지자체 중 유일한 민속 씨름단의 주인이 됐습니다. 영암군 스포츠 산업과 손석채 과장입니다.

-(인터뷰): 현대삼호코끼리씨름단은 현대삼호중공업 소속으로 있었는데 경영난 때문에 운영이 어려워지자 영암군에서 2017년 1월에 인수해서 선수, 감독, 코치 포함해서 15명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 윤주성: 씨름단에는 어떤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습니까?

◆ 김대영: 현재 김기태 감독과 코치 등 15명의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특히 김칠규, 이태현, 황규연 등의 천하장사를 배출한 씨름단은 영암군이 인수한 후에도 각종 민속씨름대회에서 54회 장사와 전국 체육대회 금메달 4개, 단체전 7회 우승 등 실력을 과시했는데요. 감독과 선수 등은 KBS 등을 포함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스타 씨름단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영암군청


영암군 씨름단은 최근 백두급 장성우 선수와 한라급 오창록 선수, 태백급 허선행 선수가 영암군 씨름단과 이별을 했고요. 지난해 천하장사 씨름대회 축제 장사 결정전에서 천하장사로 등극한 김민재 장사와 37년 만에 모래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대학생 선수 남우혁 선수를 최근 영입해 전력 향상에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윤주성: 이렇게 성적도 좋고 지역민의 관심도 모으고 있는데 정작 씨름단은 왜 존폐 기로에 놓였나요?

◆ 김대영: 영암군의 재정 자립도가 11% 정도입니다. 씨름단 운영비는 한해 20억 원가량이 투입되는데요. 열악한 군 재정의 낭비라는 지적이 있었고요. 씨름단을 인수하면서 만든 조례에서는 씨름단 설치 기한이 2019년 12월이었습니다. 운영 효과를 두고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전동평 전 군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2019년 9월 논란 끝에 영암군의회가 설치 시한을 삭제해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100억 원이 넘는 군비 투입과 특히 전신인 삼호중공업코끼리씨름단 해체 뒤 영암군이 창단하면서 군민 동의 등 공론화 과정이 빠졌다는 문제가 뒤늦게 제기된 것인데요. 영암군은 지난해 12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씨름단 존폐를 포함한 운영 개선안 모색에 나섰습니다. 계속해서 손석채 과장입니다.

-(인터뷰): 저희가 2017년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한 후로 그동안 대한민국 최고의 씨름단으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으나 재정 여건을 비롯한 운영 성과 등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군민들께 성과와 관련한 이행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군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향후 씨름단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공론화할 시간을 있게 했습니다.

◇ 윤주성: 정부에서도 전통 스포츠 씨름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인데 영암군의 공론화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 김대영: 영암군 씨름단 존폐 여부는 빠르면 다음 달 초 결정될 전망인데요. 존치냐 폐지냐. 만약 씨름단 폐지가 결정된다면 선수들의 계약 기간 등의 문제가 있으니 이 기간은 보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존폐 문제와 관련해 군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손석채 과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지요.

-(인터뷰): 지금 설문조사하고 토론회 과정을 거치면서 이것은 공론화위원회에서 전체적으로 결정하고 전권을 공론화위원회에서 행사하기 때문에 결과라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 지금 내용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대영: 영암민속씨름단 선수들의 훈련장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후화된 체육관에서 열악한 상황에서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에서는 영암 삼호읍에 사업비 110억 원을 투입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씨름 훈련장과 체력 단련실, 관람석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는데요. 이 시설도 현재 공사가 전면 중단됐지만 결과에 따라 공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단순하게 보면 영암군 씨름단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단이 대회마다 전국 생중계로 영암군에서 생산된 무화과 등 영암의 대표 농산물과 인터넷 SNS 채널 등을 통해 영암을 홍보하는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는지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 윤주성: 이렇게 영암군 씨름단은 존폐 검토가 이루어져 있지만 오히려 씨름 인기가 좋아지다 보니까 신생팀 창단도 올해는 새롭게 이루어졌다고요?

◆ 김대영: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지난 10일입니다. 선수단 16명으로 꾸려진 MG새마을금고 씨름단이 힘찬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기업팀의 씨름단 창단은 17년 만인데요. 새마을금고의 합류로 남자 씨름은 19개 팀 체제로 운영되는데 이중 기업팀은 새마을금고가 유일합니다. 새마을금고는 충청남도를 연고로 하고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천안시 MG인재개발원에 씨름전용훈련장도 건립할 예정입니다. 문체부에서는 민족 고유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K-씨름 진흥 방안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윤주성: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초단체가 영암군 한 곳인가요?

◆ 김대영: 수원시, 용인시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초단체에서 전체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고 이번에 기업팀이 7년 만에 새로운 팀을 창단한 것입니다.

◇ 윤주성: 영암군이 지금 성적이 제일 좋은 것이지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영암군이 이번에도 4체급에서 3체급을 석권했기 때문에 매번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 윤주성: 아무쪼록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현명한 결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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