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택매수 급감에도 늘어난 러시아인 집주인… ‘징집 탈출’ 효과?

조은임 기자 2023. 1.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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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주택을 사들인 외국인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외국인 매수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 매수인의 수가 줄어든 폭에 비하면 외국인의 매수세 감소는 다소 완만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이 주변국으로 흩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부 주택을 매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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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택 매수 외국 국적자 1만명 겨우 넘겨
러시아 국적자 매수 나홀로 증가세 “전쟁 여파”

지난해 한국의 주택을 사들인 외국인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의 매수가 급감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집을 산 러시아인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의 탈출 행렬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여파를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집합건물을 매입한 외국인의 수는 지난해 1만679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1만3632명)에 비해 3000명 가까이(2953명, 21.7%) 줄어든 규모다.

지난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성 미하일 수도원 앞에서 아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탱크 위에 올라가 있다./연합뉴스

이같은 수치는 2016년(9654명)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외국인 주택 매수자는 2017년(1만1364명), 2018년(1만3724명), 2019년(1만2949명), 2020년(1만4402명), 2021년(1만3632명) 등으로 지난 5년간 1만건을 훌쩍 넘겨왔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외국인 매수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 매수인의 수가 줄어든 폭에 비하면 외국인의 매수세 감소는 다소 완만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주택매수인의 수는 199만119명으로 1년전(303만1071명) 대비 104만0952명(34.3%) 급감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중국인의 주택 매수다. 한국에서 집을 산 중국인은 지난해 7434명에 그쳤다. 중국인 주택 매수는 2018년에 처음으로 1만15건으로 1만건을 넘긴 뒤 2019년에는 9659건, 2020년에는 1만559건을 기록했다. 2021년 9787건이었다. 지난해 금리상승의 여파로 국내 부동산 경기가 하락한데다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내국인을 대상으로는 대출 규제가 적용되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외국인들도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졌다”면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들도 국내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적자의 주택 매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까지 74건으로 100건을 밑돌던 러시아 국적자의 주택매수는 2021년 117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62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주로 경기도(35명)와 충남(31명)에서 주택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이 주변국으로 흩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부 주택을 매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럽 일대와 중동 등에서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인들이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블룸버그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러시아의 경제 붕괴 가능성과 징집을 우려한 러시아 자산가들이 몰리면서 두바이의 부동산 매매 건수가 지난해 2분기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한 러시아인은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러시아인들이 유럽을 비롯해 인근 국가의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등장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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