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이 영화다[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리스펙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마디만. ‘바빌론’(감독 데이미언 셔젤)이야말로, 영화다.
‘바빌론’은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에서 꿈 하나만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이를 쟁취하기 위해 벌이는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기에 삶의 여운까지 진하게 담아내며 러닝타임 3시간여 관객들을 꼼짝달싹 못 하게 한다.
혹여 ‘좋다’는 단어 하나가 영화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관람을 방해할까 조심스럽다. 그 정도로, 필름이 돌아갈수록 영화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188분 필름 안에 쇼 비즈니스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삶의 진한 향기, 나아가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심까지 잔뜩 실어 선물한다. 놀랍도록 영리한 그에게 ‘바빌론’이란 선물을 받는 객석은 위트에 웃고 여운에 코끝이 찡해진다.
할리우드 영화와 함께 자라난 ‘씨네 키드’들이라면 그 여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1920년대 무성흑백영화 화부터 유성컬러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 산업의 스펙터클한 변화를 ‘잭’(브래드 피트),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의 시선과 인생에 녹여내며 피부에 와닿는 간접 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마지막 ‘매니’의 눈을 통해 본 ‘영화 속 영화’는, 관객 개개인의 향수까지 충분히 끌어 올리며 뭉클한 기분을 한껏 전달한다.
음악은 또 하나의 메인디시다. ‘라라랜드’, ‘위플래쉬’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할리우드 천재 감독 데이미언 셔젤의 차기작인 만큼 심장을 울리는 재즈,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대신하는 현악 연주 등 다양한 음악들이 영화 곳곳을 채우며 감수성을 끝까지 끌어올린다. 보는 맛, 듣는 맛 다 잡았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단연 눈에 띄는 건 디에고 칼바다. 마고 로비가 “‘바빌론’을 통해 모두가 그에게 열광할 것”이라고 확신한 것 그대로, 영화 속에서 신예라고는 믿을 수 없는 훌륭한 연기를 펼쳐내 영화의 중심을 아주 단단하게 잡아낸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장장 18개월에 걸쳐 찾아낸 보석답다.
다만, 다소 진부한 포스터와 3시간여 넘는 러닝타임이 유일한 진입장벽이다. 또 한번 보고 싶은 수작인 만큼, 편견은 잠시 내려놓고 극장가로 나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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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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