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추위보다 ‘혹’할 이벤트 넘치는 50주년 용평…스키는 기본, 알파카+주목은 ‘따봉’[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1. 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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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 발왕산 평화봉 서밋랜드의 ‘기’ 스카이워크. 사진|용평리조트.


“띠띠띠띠띠…하이얀 나라를 발겨~언. 밀키웨이 갤럭시를 찾았다…뚜뚜뚜뚜뚜…착륙 허가를 바란다!”

우주력 M31-20230131 안드로메다의 원정 우주선 ‘페르세우스호’는 은밀히 강원 용평 ‘발왕산 서밋’에 안착했다. 지구 행정명상 발왕산 평화봉이다. 지구력 20230131, 1458m의 발왕산 정상에서 본 세상은 눈 속에 빠져있다. 이를 은하계의 또 다른 이름인 밀키웨이 갤럭시로 착각할 만큼 온 세상은 하얀색이었다.

‘기’ 스카이워크의 위용. 사진|용평리조트.


발왕산 전망대 ‘기’ 스카이워크


용평 서밋랜드. 사진|용평리조트.


착륙 후 푯대와 같은 안테나를 세운 ‘페르세우스호’는 서밋의 강력한 기(氣)에 폭풍과 같은 바람이 끊이지 않자, 양 팔을 쫙 뻗듯 전망로드를 펼쳐 중심을 잡았다.

발왕산은 한반도에서 12번째 높은 산이다. 수천수만 년을 사람의 발길 끊긴 그곳을 주목과 부엉이의 정령이 지켜왔다. 형세 자체가 ‘역발산기개세’라 ‘왕 8명이 태어날 상’이란 추앙도 그 신비함에 기인한다. 세월의 더께는 ‘팔왕’이란 말을 ‘발왕’으로 바꾸어 놓았다.

발왕산 평화봉 서밋랜드에 연결된 국내 최장 길이의 케이블카. 사진|용평리조트.


서밋은 국내 최장 길이의 3710m, 편도 운행 시간 20여 분의 발왕산 케이블카로 연결됐다. 또 다른 길은 오롯이 사람의 힘으로 밟아 올라야 하는 ‘엄홍길’이다. 산악인 엄홍길이 직접 명명한 길로 총 연장 4.3㎞에, 편도 2시간~2시간 30분 거리다.

결국 ‘페르세우스호’가 착륙한 지점은 철옹성이 아니었다. 공격 루트가 엄존함을 모를 리 없는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운해를 끌어당겨 감추고 바람으로 감싸 접근을 막아내려 했다.

관광 케이블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케이블카, 사진|용평리조트.


그 착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찬란하神 ‘도깨비’, 한류의 원천인 ‘겨울연가’의 기운이 발현한 곳에 해맑은 웃음 머금은 ‘겨울왕국’의 엘사를 닮은 청춘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안드로메다’의 그들은 당황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들이 놀라 쏟아낸 거센 한파와 폭설은 세상의 그것이 아니었다.

발왕산 서밋랜드. 사진|용평리조트.


1000년 버텨온 주목&혹한에 더 빛난 상고대


마유목. 사진|강석봉 기자


이 땅을 지켜온 것은 사람들만이 아니다. 발왕의 기운을 잉태하게 한 1000년 주목들 역시 이 땅을 지켜낸 힘이다. 발왕산의 정령이기도 한 그들은 마유목을 중심으로 그 존재를 오롯이 했다. 그 척박한 땅에 꽃피워 빛을 낸 야광나무는 늙고 병든 상황에도 마가목에 제 몸을 내어주며 키워내 생명의 존귀함을 세상에 드러냈다. 그래서 이름 역시 ‘어미 마’를 써 ‘마유목’이 됐다.

아버지왕주목. 사진|강석봉 기자


발왕산 정령 회의 참석자들은 상좌 마유목을 중심으로, 이 산을 1800년 지켜온 아버지왕주목과, 그 시간 산을 어루만진 어머니왕주목을 위시해 왕발주목, 8자주목, 참선주목, 고해주목, 고뇌의 주목 등이 모여 침입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참선주목. 사진|강석봉 기자


마침 혹한의 겨울이면 발왕산을 빛나게 하는 상고대도 위기 상황에 힘을 보탰다. 숲속 나무를 깨우고, 쌓인 눈과 밀당 해 미세한 태양 빛을 수 만가지 영롱한 빛으로 파장해 내며 발광의 기세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산신과도 같은 발왕산 부엉이 역시 예의 주시한 눈빛을 놓지 않았으리라.

어머니왕주목. 사진|강석봉 기자


침입한 자와 지키려는 자는 일촉즉발의 날카로움 앞에 눈을 부라렸고, 위기는 북풍한설의 눈발 속에 이후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포세이돈에 희생양이 될 뻔한 안드로메다와 그녀를 구해 250만 광년 밖에 숨긴 페르세우스, 그들에게도 지구는 어머니의 땅일 수도…. 하지만 오늘의 주인은 명약관화했다.

8자조목. 사진|강석봉 기자


독일가문비나무숲에 숨은 애니포레의 알파카


눈 속에 파 묻힌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용평리조트


발왕산에서 발호한 우주 대전쟁의 기운은 바람은 물론 겨울새의 경고 비행과 맞물려 독일가문비나무숲에도 전해졌다. 추위에 졸고 있는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든 바람들은 날카로운 침엽수를 비비며 가문비나무를 깨웠다. 숲엔 요란한 소동이 일었고, 애니포레 안에서 조용히 머물던 알파카에게도 이 소식은 전해졌다.

발왕산 애니포레 라온목장의 알파카. 사진|강석봉 기자


남미 안데스산맥이 고향인 알파카는 용평 발왕산 속에 숨어들어 그들의 은밀한 기도를 지켜오고 있었다. 그들의 은거지는 ‘라온목장’, 우리말로 즐거움이란 뜻을 담고 있다. 평화를 그리는 알파카에게 발왕산 평화봉 서밋랜드의 위기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평온할 때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차도녀’의 품위를 가진 그들이다. 하얗거나, 까맣고, 그렇지 않으면 거무데데한 듯 새끈한 외투를 둘러 입은 그들은, 겨울 미녀답게 다리엔 털북숭이 앵클부츠를 예쁘고 신고 꼬리에도 대님 두르듯 리본을 묶었다. 겨울 추위를 막기 위해 둘러쓴 버킷 모자는 당연한 패션 아이템이다. 그들이 이리저리 뛰며 하늘과 교신을 시도했다. 4000m 고지 안데스의 평화와 난세를 목도한 그들의 성주풀이는 이내 발왕산 평화봉 서밋에도 전해졌다.

‘안드로메다’에서 온 그들 역시 싸우려 달려든 것이 아니었다. ‘은하철도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를 방문한 철이에 대한 답방이었던 덕에 그들 역시 ‘페르세우스호’를 ‘기 스카이워크’로 지구인에 내어 주며 유니버스 대화합은 완성됐다.

헤라의 젖이 흩뿌려진 밀키웨이 갤럭시 은하수에 마유목과 어머니왕주목이 버티고 있는 어머니의 땅 발왕산. 이곳은, 안드로메다의 그들에게나 지구의 우리들에게나 어머니의 땅임은 분명해 보였다. 위기를 극복한 발왕산엔 ‘어머니의 품’이란 뜻이 담긴 모나파크의 이름이 아로새겨졌다. 힐링이란 말이 오히려 식상한 세상, 용평 발왕산엔 ‘우리 어머니’가 함께 였다.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용평리조트


강원 2024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 Y-1


지난 19일 모나파크 용평리조트에서는 강원 2024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마스코트 ‘뭉초’와 주제가를 알리는 행사가 펼쳐졌다. 이 대회는 꼭 1년 후인 2024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도 평창·강릉·정성·횡성 등에서 펼쳐진다. 이 대회가 청소년 대회라 이 역시 어머니의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 일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회 홍보대사인 김연아가 참석했고, 초대가수로는 에일리가 나와 혹한 기운을 열기로 채웠다. 객석에는 다수의 외국인도 참석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행사장 옆에 설치된 일루미네이트의 화려한 조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용평리조트에 설치된 일루미네이트 조명. 사진|강석봉 기자.


1973년 4월 문을 연 용평리조트는 반백 년의 역사와 국내 최초 스키장이란 명성과 더불어 새로운 활로를 준비중이다. 용평은 우리 스키 역사에 어머니와 같은 곳이다. 이렇듯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이야기가 강원도 용평에 가득하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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