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인천공항 입찰… 면세점 5년 만에 맞붙는다

조승예 기자 2023. 1.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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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면세업계, 빛과 그림자]①사업권 포기한 롯데·신라 vs 자리 지킨 신세계·현대

[편집자주]하늘길이 열린 가운데 면세 업계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여행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장 업계 큰손인 중국인 수요 회복은 기대할 수 없는 상항이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 지원과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오르내린다. 인천공항 면세점부터 시내면세점에 이르기까지 엔데믹(풍토병화) 속 반등을 꾀하는 면세업계를 살펴봤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막 오른 인천공항 입찰… 면세점 5년 만에 맞붙는다
②공항보다 붐볐던 시내면세점, 다시 빛볼까
③리오프닝에 날개 단다? 면세점 속앓이하는 이유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가 제1·2여객터미널과 탑승동 신규 면세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에 나서면서 면세점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상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권 입찰이 잇따라 유찰됐다. 최근 면세 한도 확대와 항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8년 이후 5년 만에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인천공항이 면세 사업권 품목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터미널별로 나뉜 구획을 통합하면서 면세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면세사업권 15개→7개로 통합… '여객당 임대료' 계산에 골치


인천공항은 2022년 12월 제1여객터미널, 제2여객터미널, 탑승동에 위치한 총 7개의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에 돌입했다. 이번에 입찰을 공고한 면세점 사업권은 인천공항 내 전체 면세장의 71%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15개의 사업권을 터미널별로 나눴지만 이번에는 일반 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로 통합 조정했다.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향수·화장품 품목과 주류·담배 품목을 결합하고 나머지를 재배치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개항 이후 유지되어 온 '고정 최소보장액' 형태의 임대료 체계가 '여객당 임대료'로 변경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면세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여객이 증가하면 임대료가 높아지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포공항 등 국내 지방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책정하고 있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여객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회복될 때가 있는데 공항점 매출은 40% 수준만 회복된 상태"라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면세업계 회복 기대감이 생기고 있지만 업계 정상화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면세업계에서는 '여객당 단가'를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터미널을 통합해 구획을 나누면서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2터미널에서는 대항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있어 VIP 여객 이용률이 높은 반면 1터미널은 저가항공사(LCC)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며 "면세점 이용 고객들의 구매율과 구매력 등을 고려해 계산해야 되는데 터미널이 통합되다 보니 어디에 기준을 맞춰 계산해야 할지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사업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를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적격사업자를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최종 면세점 특허심사를 진행하는 관세청은 인천공항의 평가결과를 50% 반영해 1곳의 낙찰 대상 사업자를 선정한다. 오는 2월21일 참가 등록과 2월22일 입찰제안서 제출 이후 최종 낙찰자 결정과 계약체결을 거쳐 신규사업자가 운영을 개시하는 시점은 7월로 예상된다.


핵심은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사업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2여객터미널, 탑승동에 위치한 총 7개의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에 돌입했다. 사진은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진=뉴시스
대기업 면세점 4사는 인천공항 면세점 연간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천억원에 달했던 만큼 이번 입찰을 따내기 위해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업계 1·2위인 롯데와 신라의 경우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던 만큼 재입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현재 신세계만 인천공항 1·2터미널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앞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2020년 임대료 부담으로 사업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1터미널의 면세사업권을 포기했고 현대백화점은 예정대로 1터미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인천공항은 세번에 걸쳐 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된 바 있다. 신세계는 2017년 2터미널과 2018년 1터미널 면세사업권을 획득한 이후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는 7월 1터미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중복 낙찰이 안 되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큰 DF1·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와 DF5(부티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만약 면세품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패션·액세서리·부티크 품목(DF3·DF4)의 사업권을 취득하면 동일 품목이 있는 DF5(부티크) 사업권은 낙찰받을 수 없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2터미널에서 매출 비중이 큰 품목은 피혁(441억원)이다. 피혁은 대부분 부티크에서 발생하는 매출로 인식된다. 이어 향수·화장품(403억원) 주류(215억원) 담배(163억원) 포장식품(147억원) 패션액세서리(130억원) 순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매장인 DF1과 DF2 사업권이 될 텐데 업체들의 입장은 현재까지 수익성을 감안해 입찰을 한다는 것"이라며 "후발주자들이 보다 상위사업자들보다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호텔신라의 경우 창이공항 내에서 향수화장품의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사업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찰할 유인은 낮을 것"이라며 "반면 현대백화점은 시내점의 화장품 MD 유치에 있어서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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