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경방댁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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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기에 이른 딸을 둔 정 씨가 어느 날 꿈을 꾼다.
이후 사람들은 죽은 정 씨의 딸을 여성황으로 명명했다.
강릉단오제를 위해 내려오는 영신제 때 처녀의 친정이었던 '경방댁'에 들러 굿을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경방댁 터와 건물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시민들은 걱정 어린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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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기에 이른 딸을 둔 정 씨가 어느 날 꿈을 꾼다. 대관령 국사 성황신이 나타나 이 집에 장가를 들겠다고 청했다. 정색을 한 정씨는 “사람이 아닌 신에게 딸을 줄 수는 없다”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며칠 뒤 호랑이 한 마리가 다가와 마루에 앉아 있던 정 씨의 딸을 업고 달아났다. 성황신이 호랑이를 시켜 처녀를 데려와 처로 삼은 것이다. 뒤늦게 사실을 안 가족들이 신을 찾아갔으나 딸은 이미 숨져 몸만 비석처럼 서 있었다. 화가를 불러 딸의 화상을 그려 세웠더니 처녀의 몸은 비로소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죽은 정 씨의 딸을 여성황으로 명명했다. 대관령 산신제를 지낸 뒤 국사 성황신을 모시고 와 16일 동안 여성황사에서 합방시켰다. 강릉단오제를 위해 내려오는 영신제 때 처녀의 친정이었던 ‘경방댁’에 들러 굿을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처럼 경방댁은 단오제에 없어서는 안 될 장소다. 주인인 최씨 집안은 매년 단오 ‘치제’에 앞서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려 부정을 막고 제물을 준비하는 등의 전통을 100년 이상 지켜왔다. 그런 경방댁이 최근 외지인에 의해 경매로 팔렸다. 강릉시는 10여년 전부터 부지를 매입하려는 시도를 했으나, 현 건물의 상속 관계 등 여러 상황이 얽혀 있어 답보 상태였다. 강릉단오제보존회 관계자는 “경방댁이 이미 매입된 이후 소식을 전해 들어 손 쓸 틈도 없었으며, 강릉단오제 개최 5개월을 남겨두고 난감할 따름”이라며 황망해 했다. 매입자가 사유지 내 접근을 금지하거나 건물을 철거하는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관계자 등과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강릉단오제’의 도심 내 유산인 경방댁이 매각됐다는 소식에 시민들도 충격에 싸였다. 단오제의 핵심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장소가 자칫하면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비록 매각됐더라도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 명맥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경방댁 터와 건물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시민들은 걱정 어린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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