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에 뒤바뀐 ‘갑-을’…20%가 역전세 계약
[앵커]
요즘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집주인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계약 당시 시세보다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는 이른바 역전세 현상 때문인데, 세입자를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박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전셋값은 8억 원으로 2년 전보다 20% 떨어졌습니다.
계약이 끝난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를 붙잡으려고 은행 빚을 내 보증금 일부를 되돌려주거나 하락한 전셋값만큼 매달 현금을 주기도 합니다.
이른바 '역월세'입니다.
[인근 부동산 : "차익만큼 이제 돈을 돌려받기를 원하는데, 임차인들이. 돌려주지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이제 매달 임대인이 임차인한테 월세식으로 매달 얼마씩..."]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년 가까이 하락하고 있고 최근 낙폭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이 최근 석 달간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2만여 건 가운데 20%가 넘게 2년 전 전세값보다 낮춘 역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 세입자/서울 은평구 : "(세입자 입장에선 가격을) 2억 원 정도를 낮추고 전세대출 금리 자체를 조금만 진행해서 (이자)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은 거죠."]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세입자들이 최고 6%를 웃도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것보다 부담이 낮은 월세를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에서 월세 비중은 57%로 일곱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서울에서만 올해 아파트 2만 6천여 호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전세 매물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여경희/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입주 물량이 집중되거나 갭투자가 그간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는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 자금의 보증 한도를 지금의 두 배인 2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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