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중소기업 28만곳 대출 이자 4000억원 감면해준다

연체 없는 기업이 신용대출 연장 시
금리 연 7% 초과분 최대 3%P 인하
고정금리 대환·연체 금리 낮추기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8만5000여개(일부 중복)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 이자 4000억원가량을 감면하는 게 핵심이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연체가 없는 중소기업이 신용대출을 연장할 때 금리가 연 7%를 초과하면 최대 3%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한다.

이들 은행은 감면된 이자로 대출 원금을 자동 상환하거나, 차주(대출받은 사람)에게 감면 금액을 되돌려줄 계획이다.

금리 감면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은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다. KB국민·하나은행은 중소법인이 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대출 금리 연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2%포인트를 인하한다. 국민은행은 신규 대출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는 대출 조건에 따라 1.5%포인트 수준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7% 초과분의 최대 3%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1년간 고객에게 되돌려준다. 고객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이 1년간 연체 없이 대출을 분할 상환하면, 대출금리 중 가산금리에 해당하는 이자를 다음 연도에 고객에게 환급할 계획이다.

5대 은행은 중소기업에 고정금리 특별대출도 공급한다.

중소기업이 고정금리 대출을 새로 신청하거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때 변동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우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또 차주(대출을 받는 기업)에 금리 전환 선택권을 부여해 향후 금리 상황에 따라 변동금리로 바꿀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금리 선택권이 있는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1분기 중 출시하고 1조원 한도로 판매한다.

5대 은행은 변동금리 대출이 있는 중소기업이 고정금리 대환(갈아타기)을 신청하면 현재 금리 수준의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들 은행은 또 연체 중인 중소기업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체 대출금리를 1년간 최대 1~3%포인트를 인하할 계획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올해 말까지 모든 중소기업의 연체 가산금리를 2%포인트, 하나은행은 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연체한 중소기업이 1개월 안에 연체를 정리하면 이미 발생한 연체이자 3%를 전액 감면한다.

은행권은 중소기업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고, 경영 위기에 빠진 기업의 재도약을 돕는 일에도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사업 재편 프로그램에 은행권이 연간 100개 이상의 기업을 추천하고, 경영 위기에 빠진 기업을 연간 500곳 이상 지원한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이 대출 상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립 지원 고금리 적금’을 판매할 계획이다. 가입자가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주고, 해당 적금의 만기 자금으로 대출을 갚으면 한 번 더 우대해 최대 연 10% 금리를 제공한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