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버 간의 만남’ 리바키나-사발렌카, 호주오픈 女단식 왕좌 놓고 격돌

박강현 기자 2023. 1. 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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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결승전

2023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의 왕좌를 두고 실력을 겨룰 여자 선수들이 정해졌다. 체격도 비슷하고 매서운 서브를 구사한다는 점도 같다. 주인공은 카자흐스탄의 엘레나 리바키나(24·세계 25위)와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25·5위)다.

2023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 오른 엘레나 리바키나(왼쪽)와 아리나 사발렌카. 둘은 오는 28일 호주오픈 여자 단식 트로피를 놓고 맞붙는다. /EPA연합뉴스

리바키나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34·벨라루스·24위)를 1시간 41분 경기 끝에 세트스코어 2대0(7-6<7-4> 6-3)으로 눌렀다. 리바키나의 호주오픈 결승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바키나는 이날 큰 키(184cm)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89km의 타점 높은 강서브를 주무기로 활용하며 아자렌카를 꺾었다. 서브에이스(9-3)에서 크게 앞서며 기선 제압을 했고, 두 개의 서브를 연이어 놓치는 더블폴트(3-6)는 최소화하는 정교함을 보였다. 그는 실책(21-27)도 덜 범했고, 공격 성공 횟수인 위너(30-26)에서 우세를 보이는 등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두 번째 세트에서 리바키나는 체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지친 기색을 보인 아자렌카를 압도했다. 아자렌카는 두 번째 세트에서 더블폴트 4개(리바키나 1개)와 실책 14개(5개)를 범하며 무너졌다.

엘레나 리바키나(왼쪽)와 빅토리아 아자렌카가 26일 호주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전을 마친 뒤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로써 리바키나는 호주오픈에서 3명의 메이저 대회 우승자를 격파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전에 오르게 됐다. 그는 16강에선 프랑스오픈 2회(2020, 2022), US오픈 1회(2022) 우승에 빛나는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1위)를 물리친 데 이어 8강에선 2017 프랑스오픈 챔피언 출신인 옐레나 오스타펜코(26·라트비아·17위)를 제압했다. 4강에선 이 대회에서 두 차례(2012, 2013) 정상에 오른 아자렌카까지 제쳤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첫 메이저 대회 정상을 맛본 리바키나는 공식적으론 카자흐스탄 국적이지만,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이다. 어렸을 때 체조와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겨했던 그는 이러한 운동을 하기엔 신장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권유 하에 6살 때부터 라켓을 잡았다. 주니어 시절 2017 호주오픈 및 프랑스오픈 주니어부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지만, 러시아테니스연맹(RTF)은 그의 메이저 대회 우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금전 지원을 중단했다.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에 코치도 없이 투어 생활을 해야 했던 리바키나는 결국 19살이 되던 2018년에 막대한 지원을 약속한 카자흐스탄 테니스 연맹의 제안을 수락해 카자흐스탄 국기를 달았다. 이후 국제 대회에서 카자흐스탄 대표로 출전해왔다.

리바키나는 경기 후 “이 곳에서 한 번 더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면서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게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 첫 경기부터 나와 함께하고 있다”면서 “결승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고자 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아리나 사발렌카(오른쪽)와 마그다 리네트가 26일 호주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전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어 열린 여자 단식 4강전에선 사발렌카가 1시간 33분 대결 끝에 폴란드의 마그다 리네트(31·45위)를 2대0(7-6<7-1> 6-2)으로 꺾으며 마찬가지로 결승전에 안착했다.

사발렌카 역시 큰 키(182cm)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187km에 이르는 강서브를 자랑하며 서브에이스를 6개 꽂아 넣었다. 그는 실책(25-16)은 더 많았지만, 강력한 스트로크로 위너(33-9)에서 압도하며 리네트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사발렌카의 기세는 뜨겁다. 특히 그는 같은 벨라루스 출신인 아자렌카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꼽히고 있다. 사발렌카는 호주오픈 전초전으로 열린 올해 첫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차 대회에서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고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이번 호주오픈 6경기에서도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발렌카의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발렌카는 앞서 2021년 윔블던과 US오픈 그리고 작년 US오픈 준결승에서 모두 무릎을 꿇으며 결승 문턱에서 세 차례 아쉬움을 삼켰다. 마침내 첫 메이저 대회 결승전을 앞두게 됐다.

리바키나와 사발렌카는 오는 28일 호주오픈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역대 전적에서는 사발렌카가 우세하다.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 사발렌카가 모두 세트스코어 2대1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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