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50억弗 유치 기대했는데 300억弗”... UAE 순방 비하인드 소개

김경화 기자 2023. 1. 2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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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살펴봐야”
“외국에서 북한과 접촉 많아”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국정원의 대공(對共) 수사권 경찰 이관과 관련해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내 경찰이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 살펴봐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공정위·법제처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당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양금희 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간첩단 사건에서도 보듯 캄보디아 등 외국에서 북한과 접촉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모았다”고 말했다. 대공수사권 이관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 입장 표명은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 때 결정된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문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국정원 대공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을 처리했었다. 이날 오찬에서도 당 지도부가 먼저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윤 대통령이 여기에 호응하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국정원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 수사에서 나타났듯이 대공 사건은 해외 수사와 연결돼있기에 국가 안보에 한 치의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경찰로 대공 수사권을 이관하는 데 대해 살펴봐야 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국정원이 대공 수사권을 계속 행사하려면 국정원법을 다시 개정해야 하는 만큼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에 대비해 국정원과 경찰이 팀을 만들어 같이 일하는 연습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권에 관계없이 국정원이 축적해온 대공 수사 노하우가 경찰로 완전히 이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국정원법 재개정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라면서 “국회 공론화 여부를 지켜보고 야당이 개정에 응하지 않는다면 내년 4월 총선 이후 다시 개편하는 문제가 국회에서 거론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와 연계해 사회 곳곳에 침투한 간첩과 이적 세력을 수사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효율적이냐를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 관점에서 재고해봐야 한다는 게 대통령 뜻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내년 총선 때 정치 이슈로 삼아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오찬에서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투자를 유치한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이 120억달러, 중국이 50억달러 국부 투자를 UAE에서 받아 우리는 적으면 50억달러, 많으면 150억달러의 투자를 기대하고 갔었다”고 말했다. UAE는 300억달러를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는 우리 정부에 일임했고, 이와 관련 대통령실과 경제 부총리를 중심으로 UAE 투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진행할 예정이라고 후속 계획도 전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께서 ‘깜짝 놀랐다’ ‘기뻤다’는 표현을 쓰며 다소 들뜬 분위기 속에 성과를 적극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에 동행한 중소기업들이 별도로 UAE 기업들과 7조5000억원 투자 협정을 맺은 것을 소개하면서, “기업들이 투자 성과를 얻은 것이 가장 기쁘다. 다음 순방 때도 기업들이 동행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찬에서 3·8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도 “많은 당원이 모이는 좋은 축제이니 꼭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에는 정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과 대변인단 등이 참석했고, 윤 대통령은 UAE산 대추야자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도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났다. 비주류 진영의 초·재선 중심으로 초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은 열려 있다고 했고, 그간 자주 보지 못한 의원들도 두루 만나기 위해 초대한 것으로 안다”며 “여러 조합으로 계속 만남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미국에 다녀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외국 기업 투자와 관련해 규제·노동 등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는데, 이와 관련 “가장 큰 지식 시장,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모여 경쟁하고 좋은 것이 선택되는 시스템이 정착된 미국 사례를 연구하고 점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미국 출장을 독려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주요 부처 장관들의 미국 출장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법무장관도 지난해 취임 후 미국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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