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꿈꾸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위로와 희망 '오마주'

전하연 작가 2023. 1. 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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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여자들에겐 영화 한 편 만드는 것조차 큰 장벽이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불과 50~60년 전만 해도 그랬는데요. 


오늘 뉴스 브릿지에선 이들의 삶을 스크린에 복원하는 과정에서 꿈과 희망의 의미를 그려낸 흥미로운 시간 여행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지난해 여성영화인상 수상자이기도 하죠. 


영화 '오마주'의 신수원 감독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신수원 / 영화감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반갑습니다. 


먼저 시청자 여러분께 간단한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수원 / 영화감독 

안녕하세요. 저는 '오마주'를 연출한 신수원 감독입니다. 


'오마주'는 저의 여섯 번째 장편 영화고요.


작년에 개봉을 했는데 이정은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영화감독 지완이 1960년도에 활동하던 한 여성 감독의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제목 자체가 영화 용어이기도 하죠. 


다른 작가나 감동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영화 제목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원래 오마주는 '존경', '헌사'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 말인데요. 


제가 원래는 다른 제목을 썼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주인공 지환이 사실 과거에 영화를 했던 사람들이라든지 문 닫은 극장이라든지 이런 곳을 찾아다니는 행위 자체가 어떤 잊혀진 그 분들에 대한 기억, 그다음에 존경,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제가 제목을 '오마주'로 바꿨습니다.


서현아 앵커 

영화가 감독님 자신의 이야기도 반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12년 전에 이미 골격을 만드셨다고요?


신수원 / 영화감독 

네, 일부는 이제 제 이야기고 아닌 부분들도 있는데 제가 2011년에 MBC에서 '여자만세'라는 다큐를 만든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으로 1950년대, 60년대에 활동하던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충격을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남자 감독들만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다큐에 한 15분 정도 분량을 담았는데 그것으로는 너무 아까워서 언젠가는 저만의 시네마 천국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 해서 '오마주'를 시나리오를 쓰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면 영화 '오마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주인공이 60년 전 선배 여성 영화인들의 삶을 복원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홍은원 감독의 '여판사'라는 필름을 복원하게 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복원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 저는 잊혀진 존재한테 다시 이름을 찾아주는 행위라고 생각을 하고요.


지완이 홍은원 감독의 잃어버린 필름을, 사라진 필름을 찾아 떠나면서 과거에 어쨌든 그 사람들 속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감독조차도 되게 잊혀진 분이었고 제가 과거에 다큐 찍을 때는 그분의 필름이 정말 하나도 남아 있는 게 없었어요. 


그런데 2015년에 어떤 영화 업자가 창고에서 필름을 발견해서 복원을 했는데 그런 과정들에 대해서 좀 영화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잊혀진 어떤 여성 감독의 삶을 조각조각 찾아가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핵심 소재인 또 다른 영화 '여판사'는 어떤 내용일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여판사'는 1962년에 홍은원 감독님이 만든 첫 번째 장편 영화인데 그 당시에는 사실 그 영화들이 여성을 다룰 때 아내, 엄마, 그리고 시골에서 상경한 직업 여성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었고요.


그런데 이 '여판사'에서는 여성을 직업을 가진 여성이 가정과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런 고뇌를 그린 작품으로 여성 감독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여성 캐릭터의 목소리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중요하게 여긴 작품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그 홍은원 감독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이 여성 영화인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사실 60년이 지난 지금도 만만치는 않죠. 


이 선배 영화인들이 어떤 미치는 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신수원 / 영화감독 

사실 뭐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과거보다는 그래도 좋아졌는데 이제는 저도 아무래도 여성 감독으로 일하다 보면 좀 되게 지치고 힘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제가 그 다큐멘터리를 할 때 이제는 그 과거에 이분들을 생각하면 그때는 정말 칼 없이 어떻게 보면 전쟁터에 있었던 여장부 같은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뭔가 위로를 받는 듯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위로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 '오마주'의 포스터에 보면 제목 위에 '꿈꾸는 사람들의 빛나는 그림자'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영화에서 실제로 중간중간 모자 쓴 여성의 그림자가 등장하는데요. 


이런 그림자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제가 사실 그림자가 우리들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런데 언젠가는 그림자가 나오는 영화를 꼭 만들어봐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요.


홍 감독을 그림자로 등장하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모자 쓴 그림자로 등장을 시켰고 또 어떻게 보면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지완의 분신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지완의 감정을 표현하는 그런 존재로 그림자를 사용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영화 속에서 지완은 영화를 단순히 보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다니면서 여판사와 관련된 사람들과 장소를 찾아다닙니다. 


여기는 어떤 의미를 담으셨습니까?


신수원 / 영화감독 

지완이 자체가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되게 정체돼 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수영을 할 때도 발차기를 제대로 못해서 잠기기도 하고 물속에 빠지기도 하고 이러는데 사실 그 필름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는 계속 제가 걷게 했습니다. 


정은 씨가 걸어가는 어떤 행위 자체가 뭔가를 다시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정은 씨가 영화 속에서 걷는 장면들이 굉장히 많고 어떤 곳에서는 달리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고 이런 장면들을 많이 넣고요.


안타깝게도 달리는 장면들은 편집에서 최종적으로 삭제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감독님께서 특별히 이 영화에서 좋아하시는 대사라든지 장면이 있을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저는 이주실 배우님이 편집 기사로 출연하셨는데 정은 씨한테 나중에 이제는 "자네는 끝까지 살아남아."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의 대사를 굉장히 좋아하고요. 


장면은 그 두 분이 편집기사와 지완이 빨래를 걷을 때 이불 뒤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저희 영화 엔딩에는 60년이 된 원주 아카데미라는 극장이 있어요. 


그곳에서 그 공간의 어떤 느낌을 담은 엔딩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꿈을 품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와 희망을 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힘든 현실 속에서도 꿈을 꾸고 있는 후배 영화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을까요?


신수원 / 영화감독 

영화라는 게 사실은 저도 이제 10년 넘게 영화를 만들어 왔는데 금방 뭔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오랜 인내심이 필요하고 또 사실 좌절감이나 패배감을 느낄 때도 많고 특히 요즘 자존감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자존감이 무너질 때도 되게 많이 있지만 사실 정답이 없지만 그래도 존버가 답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존버란 말은 존중, 자기를 존중하면서 버티기라는 의미로 그런 말을 저는 해주고 싶습니다. 


존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존중하면서 버티기 꼭 기억하겠습니다.

꿈과 생존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 모든 김지완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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