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기상청서 폭우문자 보내 전송시간 줄일 것”

박유빈 2023. 1. 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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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이 오르는 '온난화'로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들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진 것 또한 기후변화의 단면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날씨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예보를 토대로 발표하는 특보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지난해 폭우처럼 대피해야 할 정도인 위험 기상이 예상된다면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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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 인터뷰
“굳이 기관 하나 더 거칠 필요 없어
2023년 여름 수도권부터 시작해 확대
최근 폭우·가뭄 변덕스러운 날씨
기후 변화 외엔 설명할 방법없어”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이 오르는 ‘온난화’로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해 남부 지방처럼 가뭄이 들게 하기도, 8월 중부 지방처럼 한여름에 장마보다 더한 폭우가 쏟아지게도 만든다. 지난해 12월 들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진 것 또한 기후변화의 단면이다.

26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고 지난 24일과 전날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며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에는 11월 날씨가 온화하다가 며칠 사이로 추워지며 12월 평균기온은 평년(1.1도)보다 2.5도 낮은 영하 1.4도를 기록했다.
유희동 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사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변화는 기후변화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추위를 설명하며 주요 배경으로 언급된 개념이 ‘북극진동’이다. 북극 주변을 도는 소용돌이 바람은 북극이 따뜻해질수록 약해지면서 구불구불 불어 중위도까지 늘어지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음의 북극진동’이라 한다. 이 경우 북극 찬 공기가 그대로 동아시아에 남하해 강한 추위를 유발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음의 북극진동은 1950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강했다.

유 청장은 이 같은 기후변화 속에서 기상청의 재난안내 최종 목표가 ‘한 사람의 희생도 없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23일 취임한 유 청장은 같은 해 8월 폭우 사태와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등을 겪으며 기상 재해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킬 방안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유 청장은 지난해 ‘8월 폭우’를 취임 후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일이자 가장 놀라운 일로 꼽았다. 이에 유 청장은 폭우 대비를 벼리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로 날씨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예보를 토대로 발표하는 특보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지난해 폭우처럼 대피해야 할 정도인 위험 기상이 예상된다면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침수 피해로 일가족이 희생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도 시간당 50㎜, 3시간 이내에 90㎜를 넘는 비가 쏟아지며 사고 발생 20분 전부터 침수 위험이 급격히 커졌다. 유 청장은 “이 같은 수준으로 폭우가 내리겠다는 초단기예보가 생산되면 굳이 기관을 하나 더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재난문자를 보내 전송시간을 단축하겠다”며 “이번 여름 수도권부터 시작해 차차 전국에 도입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그간 국내 미소지진은 많았지만 지난해 10월29일 괴산이나 지난 9일 강화도 등 비교적 지진이 드물던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정도로 지진 횟수가 늘었다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 기상청 입장이다.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기상청 직원이 인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의 규모 3.7 지진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유 청장은 “우리나라 땅속은 미래 기후변화만큼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돼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위험도가 높은 단층을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부터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단층조사사업을 진행 중인데 권역별 5단계 사업을 마친 뒤에야 우리나라 지진 위험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지, 어느 지역이 특히 위험한지 특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청장은 “최근 지진 때 재난문자 발송 시간을 9초까지 당겼지만 여기서 나아가 행동 요령이 어떻게 되는지까지 문자로 안내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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