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그려낸 김현주의 눈빛…‘별점테러’에도 이유있는 흥행
200억 투자 글로벌 영화 내세웠지만
‘쌍팔년도’식 배경 설명… 억지 웃음 유발
영화사이트 낮은 평점… 관객들 질타
넷플릭스 영화 인기 나흘간 1위 기록
주연 김현주 CG로 만든 로봇 연기
허공 속 절제된 감정 표현 감탄 불러
넷플릭스의 영화 ‘정이’는 ‘옥자’만큼이나 이름부터 지극히 한국적이다. K콘텐츠가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가운데 선보인 이 영화는 한국이 만들어낸 공상과학물(SF)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질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게 있다면 ‘정이’를 연기한 배우 김현주의 열연이다.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현주는 영화의 혹평에 대해 배우로서 “억울한 면은 없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현주는 “(관객마다)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고 다른 기대감으로 영화를 접하기 때문에 어떤 반응도 나올 수 있다”면서 “(영화평은) 충분히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좋을 순 없고, 누구나 다 같은 생각으로 영화를 볼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 이 영화는 어떤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까. ‘정이’는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고, 화려한 액션신이 난무하는 할리우드식 SF가 아니다. 그래서 예고편을 보고 화려한 미래 전투 장면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분명 낙담했을 터다.
‘정이’의 외형은 SF영화이자 전쟁영화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은하철도 999’처럼 기계의 몸을 빌린 인간, 그것도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사이보그에 대한 고찰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거기에 엄마와 딸을 둘러싼 한국적 정서가 더해진다.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화려한 영상을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비추’를 찍을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수십년간 감정 연기를 해온 김현주지만, 이번 배역은 남다르다. 김현주는 대부분의 연기를 홀로 소화해야 했고, 관객은 알지만 ‘정이’는 모르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감정을 절제해 표현해야 했다. 그런 면에서 김현주에게 이번 배역은 새로운 시도였던 셈이다. 여기에 SF 촬영장의 녹색 화면과 액션은 덤이다.
영화의 후반, 로봇 그 자체의 모습인 ‘정이’는 눈빛과 표정으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장면은 김현주의 얼굴을 그대로 따 컴퓨터그래픽(CG)과 결합해 만들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모습을 한 ‘정이’보다 로봇의 모습을 한 ‘정이’가 관객의 정서를 더 자극한다.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게 인간인데, 사실 지금 그걸 거스르고 영원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려는 욕구가 우리에게는 있잖아요. 사실은 불안정하고 완벽하지 않은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영화를 찍고) 그게 가장 인간다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김현주의 출연에 대한 후기처럼, 이성은 접어두고 감성적 관점에서 ‘정이’를 보면 평점이 약간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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