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큰 유혹…‘나는 완전한 사람’이라는 생각

한겨레 2023. 1. 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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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홍성남신부의 속풀이처방전]

픽사베이

# 바쁜 세상에 기도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살면서 듣는 이야기들은 거의 다 암울하고 어두운 것들뿐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입에서 저절로 욕이 나오고, 속이 상한다. 문제는 그런 생활이 지속되면 마음 안이 습해지고 어두워지면서, 마음 안에 정신적 곰팡이들이 피어난다. 우울, 불안, 분노 같은 것들은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번식해가는데, 문제는 정신적으로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무너져 간다는 것이다. 이런 정신적 곰팡이들은 빛을 받아야 약해지는데, 정신적인 일광욕 시간이 바로 기도시간이다

# 세상에서 가장 큰 유혹은 무엇일까. 도박이나 성적 유혹일까, 돈일까? 이도 저도 아닌, 자기가 완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는것이다. ‘주님께선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라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주님께선 완전한 사람이 되라 하셨지, 자기가 완전해졌다고 생각하라고 하신 건 아니다. 그럼 완전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자기가 완전해지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가끔 자신이 완전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재수 없다.

픽사베이

# 나는 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싫어 하는 것이 자기 자랑이다. 대화 중 자기 자랑이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나를 피하고 싶어한다. 문제는 남들이 싫어하는 것을 느끼지 못할 때다. 주책없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자기 자랑은 멈추기 힘든 유혹이다. 내가 옛날에 어쨌다, 나니까 그정도 했다는 등. 주어가 나로 일관될 때 진상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 상담으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울함이나 불안은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성격장애자들은 어렵다. 특히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들은 자신의 인생이 곤두박질치지 않는 한 어렵다. 자기애적 성격장애자란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많지만 자신은 아주 좋은 사람이란 자기 착각 속에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종교계 안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이들은 자신을 거룩하다고 여기고 신이 자신만을 사랑한다고 착각해서 종교적 자기 과시가 심하다. 그들은 상담 불가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멀리하는 것이 좋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피곤한 사람들이다.

#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들이다. 문제는 ‘어떤 행복을 추구하는가’이다.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을 착취해 자기 행복감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더 많은가에 따라서 사회의 건강성이 결정된다.

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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