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動如脫兎 <동여탈토>

박영서 2023. 1.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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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동, 같을 여, 벗을 탈, 토끼 토.

사마천은 전단이 생사존망의 기로에 있던 제나라를 구하는 장면을 '시여처녀 적인개호 후여탈토 적불급거(始如處女 敵人開戶 後如脫兎 敵不及拒)'라고 묘사했다.

'처음에는 처녀처럼 약하게 보여 적군이 (방심하게 하여) 문을 열어두게 한다. 나중에는 그물을 벗어난 토끼처럼 날래져서 적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힘차게 뛰는 영리한 토끼처럼 낡은 탈을 벗어 던지고 도전과 혁신을 실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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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동, 같을 여, 벗을 탈, 토끼 토. 덫에서 달아나는 토끼처럼 빠르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위기에 닥쳤을 때 민첩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사마천의 사기 '전단열전'(田單列傳),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같은 말로는 처녀탈토(處女脫兎), 탈토지세(脫兎之勢)가 있다.

악의(樂毅)는 연(燕)나라의 명장이었다. 기원전 284년 상장군 악의는 제(齊)나라를 공격해 전체 72개 성 가운데 70개 성을 함락시켜 제나라를 패망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런데 연나라 소왕(昭王)이 갑자기 죽고, 아들 혜왕(惠王)이 즉위했다. 혜왕은 태자로 있을 때부터 악의를 좋아하지 않았다.

제나라 장군 전단(田單)은 이 때를 놓치지 않았다. 전단은 연나라로 사람을 보내 "악의가 제나라 왕이 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게 했다. 혜왕은 반간책에 속아 전쟁터에 나가있던 악의를 소환했다. 대신 그 자리에 능력이 한 수 떨어지는 기겁(騎劫)을 등용했다. 이것이 전단의 노림수였다. 전단은 항복하겠다는 뜻을 밝혀 연나라 대군을 안심시켰다. 항복하기로 한 전날 밤 전단은 소꼬리에 불을 붙였고 소들은 미친 듯이 연나라 진영으로 돌진했다. 그 뒤를 제나라 병사들이 따랐다. 화공은 대성공이었다. 전단은 연나라 군대를 모두 몰아내고 잃었던 70개 성을 되찾았다.

사마천은 전단이 생사존망의 기로에 있던 제나라를 구하는 장면을 '시여처녀 적인개호 후여탈토 적불급거(始如處女 敵人開戶 後如脫兎 敵不及拒)'라고 묘사했다. '처음에는 처녀처럼 약하게 보여 적군이 (방심하게 하여) 문을 열어두게 한다. 나중에는 그물을 벗어난 토끼처럼 날래져서 적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전방위 복합위기다. 절박하게 대응하는 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될 것 같다.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대개조를 이뤄내야 미래가 열린다. 힘차게 뛰는 영리한 토끼처럼 낡은 탈을 벗어 던지고 도전과 혁신을 실현해 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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