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초대석] 다가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라

윤진섭 기자 2023. 1. 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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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현장 오늘 '오후초대석' - 이형수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반도체 업황이 긴 불황의 터널에 들어갔는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야금야금 오릅니다. 투자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온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형수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입니다. 이형수 대표는 IT와 반도체 투자 전문가인데요. 유튜브 채널인 'IT의 신 이형수'도 운영하고 있죠. 최근 『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라는 책을 냈습니다. 반도체의 미래, 그리고 투자 전략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반도체 관련 요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조금씩 오르니까 관심이 다시 많아지고 있어요. 우선 IT의 신. IT와 반도체 투자 전문가이신데, 시청자분들을 위해 반도체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일단 종류에 따라 우리 흔히 이야기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라는 게 있는데요. 일단 전체 반도체를 100이라고 놓고 보면 75%가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메모리라고 하는 반도체가 25%를 차지하고요.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반도체에서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업태에 따라 반도체는 설계와 공정이라는 영역이 있습니다. 설계와 공정을 같이 하는 비즈니스를 종합 반도체, IDM이라고 합니다. 보통 메모리 반도체 같은 경우 IDM이 많고요. 시스템 반도체는 종류가 워낙 다양합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고, 공정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설계만 하는 회사가 팹이 없다고 해서 팹리스(Fabless)라고 하고요. 대표적으로 AMD, 엠비디아, 퀄컴 이런 회사들이 팹리스이고요. 팹리스들이 설계 도면을 주면 그에 맞게 만들어주는 회사들이 있는데, 그게 파운드리(Foundry)라고 하는 비즈니스(입니다). 대만의 TSMC가 대표적이고, 삼성전자도 파운드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메모리 반도체냐, 시스템 반도체냐. 기능이나 특성에 따라 구분하고. 회사 형태로는 팹리스냐, 파운드리냐 이렇게 나누면 되겠네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 전쟁이 가장 불꽃 튀는 곳인데, 워낙 중요하니까 앞으로 산업 구조의 발전에 따라 반도체가 정말 더 중요해집니까?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일단 중국 입장에서는 2013년부터 반도체 수입액이 원유 수입액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무역수지와 산업고도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해졌고요. 그리고 지금 반도체는 굴기, 미국이 보조금을 태워줘서 자국에 팹을 깔게 하고, 중국도 마찬가지죠. 이게 굉장히 가열되고 있는 영역이 파운드리라는 영역입니다. 파운드리의 5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가 TSMC이고 미국의 팹리스 업체 70%가량 TSMC에 칩을 맡겨서 생산하는데, 중국-대만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미국 반도체 산업의 향후 주도권이 흔들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지금 굉장히 중요해지는 부분이 AI(인공지능)입니다. 결국 기본적으로 AI는 기본 데이터, 빅데이터가 많으면 점점 잘할 수밖에 없거든요. 중국 인구가 미국의 4배잖아요. 그런데 보통 인구 수의 제곱으로 빅데이터가 증가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4배 많기 때문에 연간 빅데이터 생산량이 16배 많은 거죠. 계속 가다 보면 결국 미국은 중국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상황을 계속 놔둘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은 반도체를 꽉 틀어쥠으로 인해서 중국의 AI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AI 반도체를 막는 거죠.

[앵커]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군요. AI를 쥐는 자, 기술 경쟁에 승리할 수 있다 이런 건데 시장으로 와 보면 최근 반도체 한파가 거세지 않습니까.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일 텐데요. 한파가, 제가 긴 불황의 터널이라고 했는데 언제쯤 끝날 것 같습니까?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우리는 흔히 주가로 이야기하면 메모리 반도체잖아요. 시스템 반도체는 우리나라 점유율이 1~2%밖에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라고 봐야 하는 데요.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경우는 보통 한번에 그냥 V자 반등하는 경우는 없어요. 보통 쌍바닥을 찍는다고 하거든요. W자를 그리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앞바닥은 보통 공급단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지난 가을에 발생한 일인데 공급업체들이 생산, 향후 설비 투자를 줄입니다.

[앵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맞습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기옥시아, SK하이닉스가 2023년 케펙스 투자라고 하죠? 설비 투자를 절반 가량으로 줄였고요. 웨이퍼 투입 감산에 돌입한다고 했었죠. 그래서 반도체가 앞바닥을 찍었고, 그게 작년 가을이었는데요.

[앵커]

공급 측면에서 한 번 바닥을 찍는다?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그렇습니다. 그리고 뒷바닥은 수요에서 나옵니다. 수요에서 바닥이 어떻게 나오냐면 시중에 굉장히 많은 재고들이 깔려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커머디티(Commodity·상품), 그러니까 범용 제품이기 때문에 재고가 있죠. 시스템 반도체는 주문을 받아야 생산하기 때문에 그런 이슈에서 자유로운 편인데 메모리는 재고가 깔리기 때문에 수요가 꺾이면 재고가 너무 넘쳐나는 상황이고요. 그게 현 상황인데요. 재고가 소진되고 주문이 어느 정도 늘어나기 시작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걸 올 하반기로 보고 있는 거고. 그런데 중요한 건 주가는 6개월이나 9개월 선행한다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 주가 메모리 반도체 주가들이 반등하는 게 하반기의 업황이 돌아서는 걸 선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럼 말씀하신대로 메모리의 시장 재고가 줄어들고, 고객 주문이 늘어나는 걸 알아낼 수 있는 지표가 있어요? 일반 투자자들이 어떤 걸 봐야 해요?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일단 고객사들의 주문이 늘어나야 하는 건데요. 예를 들면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 샤오미, 오포, 비버 같은 업체들이 주문을 갑자기 많이 하기 시작했다고 하면 그게 어느 정도 재고가 소진됐다는 거고요. 기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12주 분량이 남아 있는데 이게 어느 순간 8주나 9주 수준으로 줄었다더라 하는 이슈들이 나오면 주가가 먼저 반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앵커]

올해 반도체 전망치가 종류별로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시장 점유율 전망치라든지 시장이 늘어나는 건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전체 반도체 시장은 경기침체 영향 때문에 작년에 비해 역성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가 큰 사이클을 그렸었고요. 그 수혜를 톡톡히 본 게 TSMC였고, 이제 통상적으로 2013년이나 2016년 같은 경우 2013년에 모바일 사이클이 일어났었고 2016년은 클라우드, 서버 쪽 사이클이 일어났을 때는 시스템과 메모리가 같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이한 사례였는데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는 좋은데 메모리 반도체는 안 좋았던 거죠. 그게 지금의 메모리 반도체 불황을 만들어낸 거고요. 이걸 반대로 이야기하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능력을 굉장히 약화시킨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투자를 많이 줄이기 때문에 향후 공급 능력이 떨어져 있겠죠? 그런데 최근 챗GPT라든지 갑자기 생각지 않은 수요들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죠. 메타버스라든지 자율주행차라든지. 이런 것들의 수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서 조금만 더 올라오면 또 공급 부족이 일어날 수 있고 그게 슈퍼 사이클로 귀결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앵커]

슈퍼사이클이 올 수 있다? 그런 거예요? 그런 새로운 분야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언제쯤 그런 게….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지금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놓고 보면 제일 중요한 영역이 세 가지 있습니다. 일단 D램만 놓고 보면 수요의 40%가 서버입니다. 클라우드나 기업형 엔터프라이즈같은 것들이고요. 모바일이 30% 후반 정도 됩니다. 스마트폰, 원래는 스마트폰이 서버보다 비중이 컸는데 작년에 역전됐어요. 그래서 두 개를 합치면 80% 정도의 비중이 되죠? 그리고 한 13%가 PC 쪽입니다. 그럼 이 세 가지 수요처를 놓고 보면 스마트폰이나 PC는 기대할 게 없죠. 왜냐하면 소비 제품이잖아요. 아무래도 경기 영향을 받습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되면 스마트폰이나 PC 구매를 줄일 수밖에 없죠. 그런데 서버는 일종의 인프라 성격입니다. 기업들이 투자하기 때문에 B2B 성격인데요. 오늘(26일)도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가 7시간 다운되어서 문제가 났잖아요. 이런 식으로 서버 투자를 제대로 안 해 놓으면 빅테크 업체들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아무리 업황이 안 좋아도 기본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규모들이 있기 때문에 서버 시장은 올해도 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워낙 PC나 스마트폰 쪽이 좋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돌아서는 시점이 올 하반기라고 기대하는 거고요. 그 이유는 중국 리오프닝을 통해서 풀었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사고 싶어도, 시내에 나가도 가게 문이 닫혀 있죠. 그리고 아무래도 소비 여력이 줄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통 2년마다 바꾸다가 3년, 4년까지 버티는 거죠. 그런 쪽 교체 수요가 하반기에 벌어지지 않을까 보는 거고요. 이 보릿고개가 어느 정도 지나면 2025년부터는 자율주행차 쪽에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자율주행차 레벨이 2 수준이거든요. 202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레벨 3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 자동차가 그때는 어느 정도 바퀴 달린 미니 서버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컴퓨틱 파워가 필요해지는 거고요. 그러면 AP나 고성능 메모리가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2025년 자율주행 3단계가 들어가면서부터 반도체 수요가 확 늘어나서 슈퍼 사이클이 온다, 그런….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그렇죠. 기존 서버나 스마트폰 쪽 수요도 돌아서는 데다가 없던 수요가 새로 생기는 거잖아요. 지금 메모리에서 봤을 때 자동차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1~2%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만약 레벨 3정도 되려면 최소한 15GB 정도의 D램을 채택해야 하거든요. 연간 자동차 시장이 9천만 대, 업황이 좋을 때는 1억 대가 되거든요. 그걸 감안해서 15GB를 대입하면 스마트폰 시장이 그냥 새로 하나 생기는 겁니다.

[앵커]

자율주행차, 반도체 수요에서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되겠네요. 아까 공급 측면에서 한번 바닥 찍었다고 했는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감산도 하지 않고 설비차도 안 줄이다고 했는데 계속 그걸 지킬까요?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저는 공식적인 코멘트와는 별개로 못 지킨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반도체 주가들이 확 돌아서게 된 시점이요.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을 쇼크를 냈을 때부터였거든요. 그게 굉장히 비관적으로 보시는 시장 분석가들도 작년 4분기 6조 정도의 이익은 추정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4조 3천억 원이 나왔거든요. 그럼 메모리 반도체 쪽에서는 거의 적자 수준에 근접했다고 봐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삼성이라는 큰 기업은 판을 벌일 때는 엔지니어 출신의 기획통들이 막 벌립니다. 투자를 막 하죠. 그런데 이게 어느 정도 재무 쪽에서 빨간불이 켜지면 재무통들이 이런 걸 제동 걸기 시작합니다. 어느 순간 프리캐시플로우(FCF·Free Cash Flow)라고 하는 부분인데요. 그게 적자로 돌아서게 되면 아무래도 비용 통제에 대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게 삼성 입장에서는 어떤 허리띠를 졸라매려면 결국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파운드리 투자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줄이려면 결국 메모리 반도체를 줄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걸 시장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표님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쪽에 감산을 할 것이다. 또는 이미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네, 실제로 낸드플래시 가동율이 90%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뉴스 보도도 있었고요. 그리고 감산이라는 게 '우리가 감산하겠습니다'라고 해서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처럼 감산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삼성 같은 경우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유지보수를 갑자기 한꺼번에 몰아서 하려면 라인을 꺼야 하죠. 그런 부분으로 기술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앵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오늘 많이 보도되던데요.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대만의 TSMC보다 먼저 양산을 시작했다는데 정상적인 제품을 내는 비율인 수율이 그렇게 낮아요, 정말로? 삼성전자가?

[이형수 /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

일단 3나노는 아직까지 수율을 논할 상황은 아니고요. 원래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수준이 거의 비등비등하게 가다가 그게 10나노부터 확 뒤집어졌거든요. 10나노, 7나노, 5나노, 4나노부터는 완전 뒤집어진 거예요. 수율 이슈가 나왔던 건 작년 4나노, 5나노에서 삼성이 너무 못해서 퀄컴 같은 우량 고객이 TSMC로 가버린 거죠. 그래서 삼성은 판을 뒤집기 위해 3나노를 TSMC보다 6개월 빨리 생산한 건데 본게임은 이게 아니라고 보는 거죠. 왜냐하면 삼성이 생산하는 3나노 칩은 중국 업체 비트코인 채굴 칩입니다. 그건 칩 설계와 공정이 쉬워요. 그런데 TSMC가 하는 건 애플의 AP, 그런 고성능칩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걸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반도체 시장 동향과 전략, 잘 들었습니다. IT와 반도체 투자 전문가죠. 이형수 에이치에스엘파트너스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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