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보호가 우선” 도루 금지 고민하는 일본 어린이 야구
도루 없는 야구가 가능할까. 최근 몇 년째 일본 야구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논쟁 거리다. 대상은 연식구를 쓰는 초등학교 경기다. 어린 선수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루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도루 금지 주장의 가장 큰 이유는 선수 보호다. 어린 포수들은 2루 송구가 약할 수밖에 없다. 상대 주자들은 마음껏 2루로 달린다. 주자가 뛸 때마다 포수는 2루로 공을 던져야 한다. 몸이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게 2루 송구는 부담이 크다. OCD(박리성골연골염)과 같은 팔꿈치 부상 위험이 따른다. 한여름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 열사병 위험도 있다.
도루 금지 주장의 또다른 이유는 어린이들이 야구 본연의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투수들은 제구가 썩 좋지 않다. 주자가 나가면 제구는 더 흔들린다. ‘볼넷 출루-2루 도루-3루 도루-실책 후 실점’이라는 무한 루프에 매경기 시달린다면 야구에 흥미를 붙이기가 쉽지 않다. 일본 역시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매년 줄고 있는 상황이라 이같은 고민이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물론 현장에서는 반론이 많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효고현 아카시에서 어린이 야구팀을 이끄르고 있는 유지로 카케이 감독은 지난 24일 야구매체 풀카운트와 인터뷰에서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고 해버리면 야구가 아니게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도루 금지는 야구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의견이다. 풀카운트는 “선수 보호를 위한다면 도루 금지가 아니라 포수 숫자를 늘리는 등 대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체격은 작지만 빠른 발로 활약할 수 있는 어린 선수들이 도루가 금지되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연식야구연맹은 지난해 선수보호를 위해 경기 규정을 개정했다. 한경기 7이닝제를 6이닝으로 줄이면서 경기시간 제한도 1시간40분에서 1시간30분으로 줄였다. 경기 상황에 따라 도루를 부분적으로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자는 내용도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통과되지는 않았다. 찬반 양론이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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