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 창작자’ 로이드 모리셋 별세, 향년 93세
AP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5일 모리셋의 사망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세서미 스트리트를 제작하는 비영리 단체 ‘세서미 워크숍’(Sesame Workshop)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공동 창작자 로이드 모리셋이 세상을 떠난 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모리셋이 조앤 갠즈 쿠니와 함께 창작한 ‘세서미 스트리트’는 1969년 처음 방송된 이래 세계 150여 국가에서 방영됐다. 에미상만 무려 216번, 그래미상은 11번 수상했다. 2019년에는 TV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케네디 센터 공로상’(Kennedy Center Honors)을 받기도 했다. 케네디 센터 공로상은 미국 문화 발전에 공헌한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1929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태어난 모리셋은 1951년 오벌린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에서 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예일대학교에서 실험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2∼5세 저소득층, 소수민족 가정의 어린이가 학교 입학 전까지 결핍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로 제작됐다.
AP는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이들 어린이는 백인이나 고소득층 가정의 어린이에 비해 양질의 교육을 받거나 충분한 사회 경험을 쌓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학교에 입학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이에 다채로운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지닌 캐릭터를 출연시켰다. 초창기부터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캐릭터 등을 등장시켜 어린이에게 다양성의 가치를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다운증후군에 걸린 인물이 등장한 최초의 어린이 프로그램이었으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나 위탁가정 출신, 자폐증을 앓는 캐릭터도 나왔다.
이들은 어린이의 흔한 관심사를 비롯해 노숙자, 여성 인권, 교도소에 수감된 부모 등 다양한 주제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다뤘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이런 교육적인 내용은 당시 ‘톰과 제리’, ‘롬퍼룸’ 등 다소 폭력적인 장면을 포함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AP는 전했다.
세서미 워크숍은 “모리셋은 전 세계 어린이 세대에 거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현명하고 사려 깊고 무엇보다 친절한 지도자였던 그는 교육을 위한 새로운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추모했다.
더불어 “우리는 교육 매체가 지닌 변혁의 힘에 대한 모리셋의 열정과 헌신, 믿음에 영향을 받았다”며 “그의 존재는 우리의 마음과 작업물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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